들판에 피어나는 들꽃의 생명력처럼  20여년간 제주의 오름과 자연을 카메라 앵글에 기록해 온  작가 김영갑(47)씨가 포토에세이집 ‘그 섬에 내가 있었네’(휴먼앤북스)를 펴냈다.

작가 김영갑씨는 포토에세이집 ‘그 섬에 내가 있었네’에서 자연에 머문 인간이 내밀한 이야기를 글로 써  놓고 마음을 사로잡은 풍경은 사진에 고스란히 담았다.

작가는 자신이 살아 온 ‘외로움과 평화’를 70여 컷의 파노라마 사진으로 에세이집에 수록했다.

‘산다는 일이 싱거워질 때는 들녘으로 나 가는 사람’이라는 평을 들을만큼 제주 곳곳을 다니며 앵글에 담아 온 작가지만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삭경화증)과 싸우며 이제 카메라를 놓을 수 밖에 없었다.

작가 김영갑은 셔터를 누를 힘마저 없어진 손으로 ‘느낄 수 있으나 설명할 수 없는’ 제주 자연 혼을 써내려갔다.

작가는 지난 1982년 제주의 아름다움에 매혹돼 3년 뒤에는 아예 섬에 정착했다. 이후 20여년 동안 한라산과 마라도, 바닷가와 중산간 등 작가의 발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었다.

2년전 근육이 서서히 마비되는 루게릭병으로 판명된 자신의 병으로 이제 우유같은 유동식으로 연명하며 사진 작업을 중단한 작가는 이제 ‘투혼’의 기록들을 남기려 한다.

‘아름다운 꽃이 열흥을 가지 못하는 허무한 세상살이를 잊기 위해 미친 듯이 하나에만 몰입했다. 살고 싶다는 나의 기도는 사진작업이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호흡곤란으로 죽음과 맞닥뜨려야 하는 현실. 작가가 포토에세이집을 통해 고백한 말이다.

포토에세이  ‘그 섬에 내가 있었네’에는 작가를 유혹했던 선이 부드럽고 풍만한 제주의 오름과 황홀한 여명, 새들의 지저귐, 풀냄새와 실바람 등 ‘외로움과 평화’를 담았다.

한편 수년간의 노력 끝에 폐교였던 남제주군 성산읍 옛 삼달초등학교를 개조해서 만든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에는 작가가 20년간 공들여 찍어 온 사진 20여만장이 펼쳐져 있다.


김영갑 포토에세이집 ‘그 섬에 내가 있었네’(휴먼앤북스.1만1000원)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 김영갑갤러리 제주도 남제주군 성산읍 삼달리 437-5
(인터넷 홈페이지= www.dumoa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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