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 갤러리 관장 김태영씨(45)
펜션과 갤러리, 작업실 기능의 쉼터인 휴(休)갤러리 관장 김태영씨(45)는 제주인이 아니지만 누구보다 제주를 사랑한다.

또한 도의 열악한 문화를 발전시키고자 노력하는 사람 중 한명이다.

그런 그가 지난 4일부터 휴 갤러리 개관기념 현대도예전을 마련했다.

오는 17일까지의 도예전을 기획한 김 관장(45)의 성취감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컸다고 한다.
황종례, 권순형, 임무근 등 전국적으로 이름있고 존경받는 도예가 50여명이 그를 위해 기꺼이 작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개관기념 도예전을 준비한다니 선생님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셨습니다"라며 김 관장은 출품작가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깨지기 쉬운 작품의 특성상 운반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직접 전국을 돌며 작품을 모아 겹겹으로 포장한 후 트럭에 실어 배를 타고 온 것.

혹시 파손된 작품이 생길까봐 운반하는 동안 보고 또보고,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다행히 모든 작품들은 안전하게 도착했고, 전시실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광채를 뿜어내고 있다. 

그럴싸한 전시회를 준비했던 그에게는 누구에게도 말 못할 아픔이 있다.

12년전 그가 서울을 떠나 제주에 내려왔을 때 제주도의 전시, 공연 등 문화행사는 전무하다시피 할  정도로 미비했고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이런 문화의 변두리 제주도에서 사립 갤러리가 이렇게 큰 행사를 여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행사를 위해 문화예술진흥원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고, 시. 도 등 행정당국에 요청한 지원금은 대폭 삭감됐다. 결국 그는 자비를 털어 모든 행사를 진행해야 했다.

그는 아쉬운 마음에 하소연하는 심정으로 "아직도 문화의 위력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하다못해 초대하는 작가들 비행기표만이라도 지원이 됐으면 많은 작가들이 내려 왔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실제로 초대작가들의 체제비에 부담을 느낀 그는 10명 안팎의 작가들 밖에 초대하지 못했고, 각종 세미나를 축소시켜야 했다.

또한 도와 문화예술진흥원에 개관기념 행사에 참석을 요청, 약속을 받았으나 약속을 지켰던 관료들은 단 한명도 없었다.

그는 안타까운 마음 뿐이다.

더구나 작품기증의 의사를 밝힌 작가들도 많아 도의 문화발전에 큰 기여를 한 셈인데 그것을 아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그는 "문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정작 문화 발전을 위해 진정으로 일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세계적인 작가들을 초청해서 정기적으로 전시.공연 행사를 하는 것이 제주도를 부강하게 만드는 길"이라며 구체적인 대안까지 제시했다.

현재 제주도옹기문화연구회 회장을 맏고있는 그는 고향도 아닌 제주의 문화발전을 위해 애쓰고 있다.

그는 진정한 제주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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