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납골묘 분양에 신청자가 대거몰려 최근들어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장묘문화개선에 희망이 보이고 있다.

제주시는 매장위주의 장묘문화를 화장이나 납골 중심으로 개선해 나가기 위해 어승생공설공원묘지내에 가족납골묘 부지를 조성, 지난달 17일부터 10일까지 분양신청 접수를 받았다.

이번 제주시가 분양한 가족납골묘 부지는 513평의 면적에 30기가 들어설 규모로 1기당 분양면적은 17평이며 가격은 390만원선이다.

제주시가 분양신청 접수를 마감한 결과 30기 모집에 353명이 신청해 평균경쟁율이 11.8대1을 기록할 정도로 치솟아 매장문화의 장묘문화 개선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이는 제주시가 지난 2000년 처음으로 30기를 조성해 분양을 했을 당시 평균경쟁률 2.5대1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장묘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가족납골묘 부지분양에 이처럼 신청자가 몰린 것은 사설묘지 조성에 따른 부담이 만만치 않은데다 산업화와 핵가족화에 따른 벌초문제까지 겹치면서 장묘문화에 대한 개선필요성을 피부로 느끼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 10명중 7명 벌초 참여못해

이와 관련, 최근 제주시가 사회복지발전 5개년 계획을 위해 21세기 제주시발전위원회 사회복지분 위원과 관련공무원들이 함께 참여한 연구과정에서 나온 장묘분화 욕구분석은 최근 달라지고 있는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도민 5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벌초에 참여하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70.2%(361명)이고 나머지 29.8%(153명)은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해 10명중 3명은 벌초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벌초에 참여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가족적 이유가 34%(54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지역적(거리적) 이유 27.5%(42명), 시간적 이유 10.5%(16명), 경제적 이유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본인이 선호하는 장례방식에 대해서는 조사대상자의 절반이 넘는 55.5%(284명)가 화장방식을 선호했으며 매장방식은 17.7%(91명)에 그쳐 화장방식을 선호한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아 세태의 변화를 보여줬다. '잘 모르겠다'라는 응답은 27%(139명)였다.

그렇지만 노인 3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는 41.3%(128명)가 매장방식을 선호했으며 화장방식은 29%(90명)에 불과해 사망시기가 다가올수록 매장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화장방식을 선호한다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한 유골안치에 따른 납골시설의 유형으로는 납골당이 52.8%(15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납골묘 21.5%(61명), 납골탑 6%(17명)의 순으로 파악됐다.

# 부모 장례방식은 원하는 방식으로

부모 사망시 어떤 장례방식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서는 절반이 넘는 55.2%(282명)가 부모가 원하는 방식으로 하겠다고 답해 본인이 선호하는 방식과 부모 사망시 선택하는 장례방식에 있어서 상당한 거리가 있음을 보여줬다.

이는 본인이 선호하는 장례방식은 화장방식을 선호하지만 부모의 장례는 원하는 방식을 제외하고는 매장방식을 훨씬 더 선호한다는 것을 의미해 장묘개선에 걸림돌로 분석됐다.

부모의 장례를 매장방식으로 선호하는 이유로는 44%가 조상대대로 내려오는 풍습이기 때문이라고 응답했고, 성묘를 통한 가족간 유대감 강화 22.7%, 자식된 도리인 것 같아서 22%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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