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대학들이 고3 수험생을 대상으로 사활을 건 홍보전에 나서고 있다. 대학 정원이 고교 졸업예정자 수를 훨씬 웃돌아 최악의 미달사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문대학 교수들은 벌써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입시철만 되면 연구보다 신입생 유치가 본업이 되고 만다. 신입생 유치 목표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모교는 기본이고, 무연고 고교까지 섭외 대상이다.

▲남아도는 대학 정원=4년제인 제주대와 제주교대·탐라대, 전문대인 산업정보대·한라대·관광대가 2004년도 입시에서 선발하게 될 신입생은 모두 8,881명이다.

학교별로 보면 제주대 2,909명, 제주교대 164명, 탐라대 604명, 산업정보대 1,848명, 한라대1,812명, 관광대 1,544명이다.

반면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하는 도내 고3 수험생은 7,573명에 그치고 있다. 도내 수험생 모두가 도내 대학에 진학한다 해도 1308명이 남아돈다.

4년제 지방대마저 변화하지 않으면 정원도 채우기 어려운 상황이다. 총·학장은 입시철을 앞두고 총·학장은 야전사령관이다. 신입생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 온실에서 야전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올해의 경우 제주대는 사상 최악의 미충원 사태를 겪었다. 4차례에 걸친 추가등록에도 불구하고 총 573명의 결원이 발생, 개교사상 첫 추가모집을 실시했다. 그러나 제주대는 추가모집 합격자 178명중 133명이 등록, 440명의 결원 발생한 채 새 학기를 시작했다.


▲사활을 건 홍보전=요즘 대학들은 과거 언론광고나 홍보책자 제작에 머무르던 수동적인 홍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각 고교를 밑바닥부터 샅샅이 훑어가며 교사와 학생을 상대로 1대 1 설득작업을 펴는 것은 이제는 고전적인 수법이다. 장학금 지원 확대, 교내 고시원·기숙사 제공, 고교 홈페이지에 대학 홍보란 신설 등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전략'을 펴고 있다.

전문대의 경우 지난 29일부터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된 가운데 '수험생을 한 명이라도 더 끌어들이기 위해 교수·교직원들에게 모집원서를 할당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A전문대 L교수는 "올해 목표량을 채우기 위해 올 여름부터 고등학교와 입시학원을 안방 드나들 듯 했다"면서 "대학도 살고, 나도 살아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 않는가"라고 토로했다.
 
B전문대 K교수는 "해마다 지역 대학의 신입생 미충원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고3 수험생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한 대학의 홍보 경쟁 또한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수도권 대학들도 지방 학생들을 대상으로 보다 적극적인 홍보전략을 펴고 있는 실정이다. 연세대 입학 관리처 관계자는 "각 고교에 입시요강을 보내 우수한 학생들에게 학교를 알리는 것은 물론이고 수시로 지방까지 내려가 학교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면서 "고 3 담임 교사들을 초청, 인재들을 우리 학교에 보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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