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카(明日香) 무라(村)는 6세기 말부터 8세기초까지 약 1세기동안 일본을 지배했던 아스카시대의 수도였다.

그 당시 문화유산들이 지금도 산재(散在)해 있어서 일본 굴지의 관광지이다.

오사카에 인접한 나라현(奈良縣)의 지방으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아스카데라(飛鳥寺)가 있으며, 1972년에 발견된 다카마쓰즈카(高松塚) 고분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고분 벽에 그려진 화려한 벽화는 북한 수산리에 있는 고구려 벽화와 빼어나게 닮았으며 그 속의 여인상을 <아스카 미인>이라고 불리웠다.

일반인들에게는 현상모사(現狀模寫)와 모조품을 만들어 공개하고 고분 벽화는 문화청의 전문가들만이 비공개로 관리해왔었다.  그런데 그 벽화가 30여년이 지나는 동안 검은곰팡이가 잠식하여 화려한 색채를 잃고 말았다.

쉬쉬하고 은폐하던 문화청은 이 사실을 공표하고 작년 4월에는 고분을 해체하여 과학기술을 총동원한 건물로 옮겼다. 고분의 집중치료실이었다. 당시 일본 메스컴은 <아스카 미인해체>라는 타이틀로 톱뉴스로 연일 보도했다.

일년이 지난 금년 6월에는 추첨에 의한 소수의 일반인들에게 며칠간 공개했었다.

수복하는데 앞으로 10년이상 걸리지만 원상회복은 어렵다고 한다. 또 그후에 어디에다 고분을 안치할 것인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마침 한국에서 발행하는 통일전문월간지는 지난해 4월호에, <고분벽화여, 고구려를 말하라>에서 고구려 벽화 여인상이 똑 같이 검은 곰팡이에 잠식되고 있다는 기사를 게재하고 있었다.

일본의 최고 기술도 곰팡이 번식을 막지 못했는데 북한의 벽화는 방치된 상태여서 안타깝다.

<아스카 미인>공개라는 뉴스가 신문과 TV에서 보도된 직후 새로운 신문기사가 눈을 끌었다.
6월 6일자 마이니치신문과 6월10자 산케이신문기사였다.

마이니치신문은 <아스카의 연인> 일한 합작이라는 타이틀 속에 아스카무라를 무대로 드라마화 한다는 내용이었으며, 산케이신문은 <한류가 인정한 아스카의 정서>라는 제목 속에 인기 드라머 로케이션 선정이라는 내용을 크게 게재했다.

한반도의 삼국시대부터 교류가 빈번했던 아스카 문화를 배경으로 <파리의 연인> <프라하의 연인>에 이은  시리즈 세번째 작품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아스카의 연인>은 가제<假題>이지만 9.10월에 아스카무라에서 촬영을 해서 <SBS TV>가 12월부터 방영한다고 했다.

아스카는 한일고대문화의 최고 교류지이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아스카데라는 6세기 말 숭불과 배불정책의 권력투쟁에서 이겼던 소가노우마코가 쇼오토쿠타이시와 협력해서 지은 절이었다.

숭불정책의 지원세력에는 한반도의 고구려와 백제의 영향이 컸었다.
소가노우마코는 당시 최고 권력자였으며 쇼오토쿠타이시는 황태자로서 그는 고대 일본 최대의 정치가였으며 문화인이다. 그의 불교 스승은 고구려의 혜자 스님이었다.  아스카무라의 대표적인 다카마쓰즈카 고분에 매장된 인물은 아직도 규명하지 못한 상태속에서 한반도의 도래인설도 설득력이 있다.

이외에도 많은 유적들이 있는 아스카무라를 필자는 가장 좋아한다. 관광지로 유명하지만 아스카지역 특례 조항을 만들어서 개발을 엄하게 금하고 유적들을 자연환경속에서 철저하게 보호하고 있다.

그 속에서 터진 다카마쓰즈카 고분 벽화의 곰팡이 잠식은 담당 문화청만이 아니고 일본의 자존심을 무너트리는 일대 사건이었으며 오점이었지만 원상회복을 위해서 십여년이라는 장기 안목에서 분투하고 있다.

여기저기 보석처럼 박혀 있는 유적들을 자전거로 탐방할때엔 시공을 초월한 여운에 빠지기도 한다. 아쉬운 것은 한국에서 오는 관광객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는 점이다.

가장 큰 원인은 여행사들이 경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짧은 일정속에 아스카무라를 탐방하면 한나절이 걸린다. 그렇지만 필자는 어느 곳보다도 꼭 권유하고 싶은 곳이다.  자전거 탈줄 아는 사람들은 대여 자전거를 이용하면 더욱 낭만적이다.

이곳 아스카무라를 무대로 한일 합작 드라마가 제작된다니 늦은 감이 있지만 기대하는 바가 크다. <제주투데이>


▶1949년12월 제주시 삼양출신,  1973년 병역마치고 도일, 1979년「현대문학」11월호 단편「오염지대」초회추천, 1980년<오사카 문학학교>1년 수로(본과52기), 1987년「문학정신」8월호 단편「영가로 추천 완료,  중편「이쿠노 아리랑」으로 2005년 제7회 해외문학상 수상, 2006년 소설집 <이쿠노 아리랑>발간, 2007년 <이쿠노 아리랑>으로 제16회 해외한국 문학상 수상, 1996년 일본 중앙일간지 <산케이신문>주최 <한국과 어떻게 사귈 것인가> 소논문 1위 입상. 2003년 인터넷 신문「제주투데이」'김길호의일본이야기'컬럼 연재중, 한국문인협회,해외문인협회,제주문인협회 회원. 현재 일본 오사카에 근무하면서 집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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