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現代家)의 후계구도가 제주에서 감지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지난 6월 현대자동차가 보유중이던 해비치리조트(보유지분 150만주) 주식 전량을 계열사인 글로비스(주)와 (주)위아에 매각한 것. 글로비스(주)는 3세 경영의 정점에 있는 물류 회사다. 정몽구 회장(지분 40%), 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부사장(지분 60%)이 최대 주주이기 때문이다.

▲해비치리조트 인수 배경=표선면 바닷가에 자리잡은 해비치리조트는 체류형 숙박시설이다. 5만1283㎡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8층 규모로 215실의 객실을 갖추고 있으며, 남원읍 신흥리에 있는 해비치골프장과 연계 운영되고 있다.

특히 해비치리조트는 아직까지 적자폭이 큰 상태인 데도, 현대차는 거래가의 배 이상 수준인 주당 4천478원에 넘겨 큰 차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비스(주)는 미래의 성장가능성을 겨냥, 투자한 것이며, '윈(win)-윈(win)' 전략 차원에서 거래가 이뤄 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해비치리조트 가치를 높인다면 정 부사장에게 돌아갈 '몫'이 그만큼 커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더 나아가 경영권 이양을 위한 실탄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의 계열사도 해비치리조트를 유-무형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 등 7개 업체는 해비치리조트가 지난 2001년 11월22일∼12월26일 기간에 분양한 해비치리조트 휴양콘도미니엄 회원권 총 655구좌 가운데 316구좌를 221억원에 고가 구입하면서 총 13억9200만원을 부당 지원한 것으로 드러나 지난 6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4억8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비스(주)는?=글로비스(옛 한국 로지텍)는 현대차그룹의 모든 물류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알짜배기 회사다. 정의선 부사장의 1대 주주이자, 글로비스의 해비치리조트 지분 인수로 후계구도 확립을 위한 사전정 지작업도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물론 지금까진 해비치리조트의 수익성이 좋지 않은 상태지만, 향후 미래가치가 높아질 경우, 정 부사장의 '무게중심'은 그만큼 커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후계구도 확립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단순한 주식거래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룹 규모가 날로 커져 가는데다, 이미 삼성, SK, LG 등 주요 대기업들이 후계구도를 사실상 마무리했다는 점 때문에 정의선 부사장을 정점으로 한 현대차그룹의 후계 구도 구축작업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