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제주도지사 김태환후보

서울시공무원과 토박이공무원이 맞붙었다. 바로 6.5 제주도지사 재선거다. 그 주인공은 기술고시 출신으로 서울시 주택국장을 지낸 열린우리당 진철훈 후보(50)와 9급 공무원에서 출발, 제주시장을 지낸 한나라당 김태환 후보(62)다. 승패의 갈림길은 조직력과 정당 지지도다.

양강 대결 구도로 압축된 만큼 런닝메이트라 할 수 있는 열린우리당 하맹사 제주시장 후보와 한나라당 김영훈 후보의 역할도 크다. 6.5 제주시장 보궐선거에서 이들의 표 결집도가 도지사 재선거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동반 당선, 동반 탈락이란 말도 곧잘 제기된다.

열린우리당 진철훈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오재윤 후보를 비롯한 다른 후보 모두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러한 행보는 한나라당과 양당 대립 구조속에서 열린우리당이 각 후보마다 확보하고 있는 지지 기반층을 아우르겠다는 선거 전략으로 해석돼 실현 여부에 촉각이 쏠리고 있다.

한나라당 김태환 후보는 지난 18일 선거사무소 현판식을 갖고 본격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김 후보는 “공무원 인사의 공정성 확보는 도민화합의 첫 걸음이자 상징적인 정책이 될 것”이라며 “공직사회의 안정없이는 제주도의 발전을 담보할 수 없고,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이 대우받는 풍토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수성이냐, 설욕이냐 =4·15 총선 때엔 열린우리당이 3개 선거구를 휩쓸었으나 이번

▲ 열린우리당 제주도지사 진철훈후보
선거는 끝까지 당락을 예측하기 어려운 박빙승부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로써 열린우리당의 수성이냐, 참패한 한나라당의 설욕이냐를 놓고 여야 제주도당이 사활을 걸고 있어 표심향방을 둘러싼 각 당의 공세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진철훈 후보와 한나라당 김태환 후보 모두 오랜 공직생활을 겪은 풍부한 행정 경험과 친화력을 바탕으로 도민 화합을 이끌어 낼 적임자임을 내세우고 있다.

진 후보는 특히 기술고시 출신으로 서울시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중앙에서도 알아주는 엘리트다. 대도시의 도시·건축계획을 담당한 경험과 그동안 쌓아놓은 인맥을 바탕으로 한 중앙무대에서의 교섭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올해 서울시 공무원이 뽑은 '가장 일 잘하는 간부 공무원'에 선정되고 제공회(재경 제주출신 공무원 모임) 회장을 지낼만큼 공직사회에서 행정 능력과 친화력을 인정받고 있다.

반면 김 후보는 김후보는 도내 주요 행정기관장을 두루 거친 경륜을 앞세우고 있다.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차근차근 밟아 올라가며 익힌 토착 행정경험과 높은 인지도가 자산이다.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내무부 13년 근무, 제주도 기획관, 남제주군수, 제주도 내무국장.기획관리실장, 관선 제주시장, 제주도 행정부지사, 민선 2.3기 제주시장 등의 공직 경력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승패의 갈림길은 ?=조직과 정당지지도가 관건이다.

일단 두 후보는 출신지인 북제주군 동.서부 지역에서 서로 지지세가 비슷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진 후보 한경면이 고향이고, 김 후보는 구좌읍이 고향이다.

남제주군수를 지낸 김 후보가 서귀포.남제주 지역에서 다소 앞선다는 분석이 있지만 호남표가 상대적으로 많은 이 지역에서 열린우리당 후보의 지지 기반도 탄탄한 편이다.

이에 따라 승패는 전체 유권자수의 절반을 차지하는 제주시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여진다.

아울러 진 후보는 김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지명도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반면 김 후보는 시장 재임 시 부하 직원에게 압력을 행사해 신축 건물 사용승인을 내주도록 한 혐의(직권남용)로 불구속 기소된 데 대해 유권자들에게 해명해야 하는 부담을 갖고 있다.

물론 변수는 또 있다. 유난히 강한 도민들의 견제심리다. 지난 총선에서 3석을 모두 여당에 몰아준 데 대한 반작용이 표심에 어떻게 반영될 것이냐는 점도 관전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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