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5일 제주도지사 재선거가 결국 행정 관료 출신의 두 후보로 좁혀졌다. 지난 14일 한나라당 후보로 공천이 확정된 김태환 후보(62·전 제주시장)는 백전노장의 전문 행정가.

이에반해 16일 열린우리당 국민경선을 통해 도지사 후보로 확정된 진철훈 후보(50·전 서울시 주택국장)는 ‘바꿔' 바람과 맞물리는 신선한 마스크가 장점. 50대 젊은 관료라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두 후보 모두 활동 지역만 달랐을 뿐 서울과 제주지역에서 굵직 굵직한 사업을 일궈내며 일찍부터 정통 관료로서의 입지와 가능성을 굳혀왔다.

진 후보가 처음부터 ‘고시'라는 관문을 통해 25년째 간부 관료의 길을 걸었다면, 김 후보는 9급 말단직에서 부터 출발해 세번의 민·관선 시장을 지내는 등 출발과 과정이 현격히 다르다.

특히 이번 선거는 지난 제17대 총선에 이어 열린우리당의 ‘수성'과 한나라당의 '설욕' 양상으로 한치의 양보없는 총성없는 전쟁이 될 전망이다. [편집자 주]

지역경제 회생 우선 해결·제2 관광단지 개발

프로필

생년월일=1942년 5월21일(양력)

▶본적=제주도 북제주군 구좌읍 세화리 1409

▶가족관계
  ▷부인 강경선씨(1945년 12월 1일생·주부)
  ▷장남 김은석씨(1973년 2월 2일생·미국 하버드대학원 박사과정 재학)
  ▷차남 김희석씨(1975년 5월 7일생·사법연수원 재학)

▶학력
  ▷전주고 졸업
  ▷제주대 법문학부 법학과 졸업
  ▷연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병역=소집면제
▶재산신고액=12억원

▶주량=소주 1홉
▶담배=안피움
▶취미=독서
▶특기=정확하고 깔끔한 일처리
▶좋아하는 운동=조깅
▶골프 핸디=23
▶존경하는 인물=도산 안창호, 루즈벨트 대통령
▶애창곡=기다리는 마음, 만남
▶좋아하는 연예인=배용준, 이효리
▶감명 깊게 읽은 책=상도, 꿈의 도시 꾸리지바
▶평소 자주 접속하는 인터넷 사이트=다음, 제주시 홈페이지

 

▶6·5 제주도지사 재선거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또 도지사는 왜 꼭 본인이 돼야 된다고 생각하는가?

-지난 3번의 도지사 선거를 치르면서 도민갈등이 너무나 컸다. 지역간, 정당간, 출신학교간, 지지세력간 갈등은 이제 도민사회를 분열시키는 지경까지 왔다.

지나친 경쟁은 결국 불법선거를 불러 도정이 중단되는 불행한 사태로 이어졌다. 이번 제주도지사 선거는 제주사회를 화합시키는 계기가 돼야 한다.

또한 제주사회는 장기간 경기침체로 인해 도시서민, 농어민의 생활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국제자유도시 추진도 흔들리고 있고 관광산업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제주사회는 화합과 통합, 변화와 개혁이라는 두 명제를 한꺼번에 갖고 있다. 이 명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사람이 필요하다.

나는 내무부와 제주도에서 40년 동안 근무하면서 제주도 기획관리실장, 남제주군수, 행정부지사, 제주시장을 역임하면서 제주도 전반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제주가 요구하고 있는 화합과 통합, 변화와 개혁을 확실하게 해나갈 자신이 있다.

제주에서 도민들과 동거동락을 하면서 살아온, 제주를 잘 아는 이 김태환이는 이미 검증된 종합행정전문가다.

이러한 능력과 배경을 가진 내가 새로운 명제를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내가 도지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지사가 된다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될 현안 3가지를 꼽는다면?

-우리 제주도의 당면한 현안 세가지는
△선진제주경제의 튼튼한 기반 구축 △제주국제자유도시의 본격 추진 △도민이 주인되는 특별자치지역 완성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자유도시 차별화…법인세 15% 인하 추진

▶포스트 신구범, 우근민 시대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도민들도 적지 않다. 두 분의 그림자를 넘어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국제자유도시는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그리고 그  해법을 말해 달라.

-세계화ㆍ개방화ㆍ지방화시대에 제주도민들이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세계와의 교류를 통한 경제규모의 확충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국제자유도시는 21세기 제주비전으로서의 타당성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현재의 국제자유도시는 하드웨어적, 경제중심적, 외부지향적으로 돼 있다. 여기에 인간ㆍ문화중심, 도민의 주도성이 첨부돼야 한다.

우선적으로 관광중심의 국제자유도시로 개발하고 이를 토대로 BTㆍIT, 문화산업을, 장기적으로는 금융, 물류산업 등을 적극 육성해 나가되 제주의 문화성과 환경성이 내포돼 홍콩, 싱가포르ㆍ푸둥과의 차별성과 특화성을 확보해 나가야한다.

투자, 무역, 외환 및 금융거래, 인력공급, 조세부담 및 각종 행정절차 등에 대한 최대한의 자유화 조치가 필요하다. 특히 법인세 15% 인하 등 싱가포르 수준으로 하고 제주특별자치도에 이런 내용을 담아 그 권한 자체를 제주도에 귀속되도록 해야 한다.

제주도민의 주도성을 확보하기 위해 향후 발생될 국제자유도시의 개발이익금으로 ‘지역경쟁력기금’을 조성하고, 그 기금으로 제주지역의 비경쟁력 부문과 소외계층에 지원하도록 하겠다.

건설교통부 산하의 특수법인형태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를 제주도 소속의 (가칭)‘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공사’로 전환해 나가겠다.

 

민자유치가 관건…대기업출신 투자유치전문가 영입

▶지역경기 회생과 청년실업 해결방안은?

-제주경제의 두 축은 관광산업과 1차산업이라 할 수 있다. 그 외 건설업을 제외하면 별다른 산업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취약점이다.

관광산업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연간 1000만 관광객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휴양ㆍ생태ㆍ문화ㆍ의료관광지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국제자유도시 7대 선도프로젝트 중 생태ㆍ신화ㆍ역사공원을 조기에 완성, 역사문화관광 및 생태관광을 상징화하겠다. 미래 유망산업인 실버산업과 치유산업을 적극 유치하겠다. 중문관광단지 개발사업을 조기 완료하고, 제2의 단지개발을 적극 추진하겠다.

이런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원활한 민간자본의 유치가 가장 중요하기때문에 대기업 투자유치전문가를 투자담당관으로 영입하여 업무를 수행케 하겠다.

감귤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대체작목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감산해야 한다는데 모두가 동의하지만 대체작목이 없어 농민들이 애를 먹고 있다. 도와 시ㆍ군별로 대체작목 개발만을 위한 부서를 설립하고, 예산을 집중 지원하겠다. 또한 국민 모두가 안심해서 먹을 수 있는 차별화된 친환경고품질 감귤을 생산해서, 제주감귤이 부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겠다.

그리고 청년실업해결 방안으로는 △기업 인턴사원 채용에 따른 지방세 감면 등 인센티브 부여 △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의 인턴사원 확대 채용 △세부직업별 5년 단위의 ‘Brain Jeju 21' 중장기인력수급 전망체계 구축 △수요에 근거한 재교육 후 일자리를 찾아주는 ‘청년실업패키지사업’추진 △취업박람회의 상시화와 ‘취업촉진사업단' 구성 △해외 자매결연 자치단체를 통한 해외인턴사업 적극 지원을 통하여 적극적으로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지역대학과 협력해 고용시장에 부응한 맞춤형 교육이 가능토록 적극 지원하겠다.

진철훈 후보, 도시계획분야에 지식이 많은 게 강점

▶자신의 단점은? 그리고 상대 후보의 장점을 꼽는다면?

공적인 일에 몰두하다보니 가족에게 너무 소홀한 면이 있다. 나를 정신적으로 많이 지원해주는 가족에게 항상 미안할 뿐이다. 그래도 나를 믿고 이해해주는 가족에게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진철훈 예비후보는 도시계획분야에만 오래 근무, 한 분야에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개 별 질 문

“APEC 개최지는 여당 국회의원 3명에게 표 몰아 준 제주가 아닌 부산이 됐다”

▶당초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가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나름대로 쌓아온 이미지를 감안할 때 오히려 ‘악수’를 뒀다는 얘기가 나온다. 어떻게 생각하나?

-무소속이기 때문에 정당선택이 자유로운 위치였다고 생각한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의 취임이후 경제살리기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정치공세는 가급적 자제하고 있다. 여당의 정책추진에도 적극 협조하고 있다. 기초단체장은 정당이 필요하지 않지만 광역단체장이 정책을 추진하는 데는 정당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제주의 현안을 추진하는데 경제를 최우선적으로 다루는 한나라당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박근혜 대표도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여당만이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야당은 아무런 일도 할 수 없다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 APEC 개최지는 여당국회의원 세 사람에게 표를 몰아준 제주가 아닌 부산으로 결정됐다.

따라서 한나라당 선택은 ‘잘못된 선택’이 아니라 오히려 제주의 균형발전과 화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비리가 있었다면 야당 후보 못했을 것

▶시장 재직당시 현대텔콘 준공과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를 받고 있다. 도정 책임자가 되면 무엇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데?

-민원처리 과정에서 금품을 받았다거나 비리가 있었다면 야당 도지사후보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검찰에서 3개월에 걸쳐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으나 아무런 혐의도 찾아내지 못했다. 현대텔콘 사건은 IMF로 민원인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도와준, 적극적인 행정행위일 뿐이다.

투자자나 민원인을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몸을 사려서 피한다면 제주에 투자를 하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비리가 없는 것이 밝혀졌음에도 ‘직권남용’이라는 혐의를 씌워 기소한 것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마음이 아프다.

▶ 김 후보는 오랜 관료 생활로 구시대 행정 수장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구시대 행정 수장이란 말은 비판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오랜 행정경험은 단점이 아니라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또 도지사 자리는 연령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개혁 마인드와 일에 대한 열정이 더 중요하다.

나는 시장·군수 등을 역임하는 등 오랜 행정경험을 가진 종합행정 CEO로서 제주 현안을 해결하는데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

정리=좌승훈·이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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