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이경조(72) 화백의 개인전이 10월 6일부터 11일까지 오사카 이시하라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필자는 6일 오프닝 파티에 참석했다. 유채화와 파스텔화 모두 23점이었다.

<23점 중에 제주도를 배경으로 그린 작품이 6점입니다.> 한라산과 성산일출봉 등의 작품 속에 제주도 4계절을 표현하고 있었다.

유채꽃, 소나무, 억새꽃, 눈들의 원풍경들이 정겹게 다가왔다.

여인상 6점 중에는 선명한 치마저고리 의상 속에 탈을 쓴 한국 여성상도 눈을 끌었다.

정물화 2점을 비롯해서 프랑스 해변의 유명한 사원과 성들을 환상적으로 그린 파스텔화는 성인의 동화 세계로 몰입하게 하는 착각을 일으켰다.

NHK 교토문화센터지사장 모리 히데토씨는 이경조 화백의 화풍을 다음과 같이 평했다.

<이경조씨가 젊었을 때의 그림은 절박함이나 주변의 영향으로 꼼짝 못하는 것과 같은 해결되지 않은 정념의 침잠을 느끼게 하는 무게가 있었다.

가르침을 받았던 가모이 레이의 영향으로 보는 것은 쉽지만 젊은 이경조 앞에 가로막은 서구라는 풍토에서 생성된 유채화와의 씨름의 흔적이라고 나에게 보인다.

많은 일본의 양화가들도 지났던 길일런지 모르지만 타향 땅에서 서구의 전통에 도전한다는 이씨의 씨름을 그러한 것과는 달라서 이러한 고투에 의해서 단련된 눈과 손으로, 이씨의 중후한 소재 속에 나부와 정물화 등의 납득할 수 있는 작품세계를 획득해 갔다.

이씨는 오랜 시간을 거쳐서 고향 제주도와 마주 대한다.

화산도를 정면으로 응시한 일련의 작품들은 망향이라든가 사향이라는 말은 멀리 떨어져서 민둥산이나 나무들의 표현에서 깊은 사려가 배어 있어 사념은 흘러 버리지 않고 붓에 의해서 지탱되어 이씨의 작품은 하나의 정점에 달했다고 느낄 수 있었다.

최근의 이씨 작품은 좋은 의미에서 원숙기를 맞이하고 있다.

젊은 시대의 미질(美質)을 남기면서 색체와 테마가 자유자재로 원숙한 전개를 내보이고 있다.

이번은 유채화와 파스텔화 등의 소품이 중심이지만 오히려 소품이기 때문에 이씨의 원숙한 세계가 손에 잡힐 듯이 즐길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어떠한 장르를 막론하고 그 작품의 시대와 작가의 환경을 알고 작품을 대했을 때의 느낌은 더욱 친밀감을 느끼게 한다.

고향을 떠나 이국에서의 생활이 반세기를 넘는 이경조 화백의 제주도 풍경화는, 모리씨의 평처럼 오랜 시간을 거쳐서 고향 제주도와 마주 대해서 나온 작품들이다.

이렇게 작품속에 표면화 되지 않는 또 하나의 배경을 머리 속에 그리면서 제주 풍경화를 대하는 필자에게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정겨움과 함께 더없는 안온함을 안겨 주었다.

축사에서 김시종 시인은 <70을 넘어서 아직도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시는 이경조 화백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이경조 화백의 작품은 카메라 렌즈로 포착한 사실화 이상의 힘을 갖고 있습니다. 그 필화의 젊은 에네르기와 훌륭함에 머리가 숙여 집니다.>라고 말했다.

내년 1월 14일부터 21일까지 오사카역에 있는 우메다  다이마루 백화점에서 다시 개인전을 연다는 이화백은, 55년간 작품 활동한 집대성의 개인전이 될 것이라고 들려주었다.

그러면서 오는 10월 17일 날 고향 제주도를 방문한다면서 그때는 학창시절의 친구들인 송무훈 대한적십자사제주지사회장, 김종이 의사, 한기팔 시인 등과 만난다면서 소년처럼 해맑은 미소를 띄웠다.

이시하라 시계점 8층에 있는 갤러리에서 열린 파티속의 풀루트의 연주와 바로 밑에 내려다 보이는 오사카 시청과 요도가와강은 마치 조감도처럼 보이면서 모두가 한폭의 그림처럼 수놓은 이화백 개전의 열림이었다.

이경조 화백은 1936년 제주도 출생이며 나키카이에 입선 후 많은 상을 수상했다.

2003년 <한국예술평화협회>가 선정한 평론가 <최우수예술인 및 공로예술상>과 2004년에는 <제주를 빛낸 사람>들로 뽑혔다.

현재 니키카이동인, 신작전 회원(한국), 일본 미술가 연맹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개인전은 11회나 열었다. <제주투데이>


   
   
▶1949년12월 제주시 삼양출신,  1973년 병역마치고 도일, 1979년「현대문학」11월호 단편「오염지대」초회추천, 1980년<오사카 문학학교>1년 수로(본과52기), 1987년「문학정신」8월호 단편「영가로 추천 완료,  중편「이쿠노 아리랑」으로 2005년 제7회 해외문학상 수상, 2006년 소설집 <이쿠노 아리랑>발간, 2007년 <이쿠노 아리랑>으로 제16회 해외한국 문학상 수상, 1996년 일본 중앙일간지 <산케이신문>주최 <한국과 어떻게 사귈 것인가> 소논문 1위 입상. 2003년 인터넷 신문「제주투데이」'김길호의일본이야기'컬럼 연재중, 한국문인협회,해외문인협회,제주문인협회 회원. 현재 일본 오사카에 거주하면서 집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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