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학교에 갔다', '그는 친구에게 편지를 썼다'라는 예문에서 부사격 조사 '-에'와 '-에게'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많은 사람들은 많은 혼란을 일으키며 이 둘의 차이점을 느끼지 못하고 사용한다.

대개가 특별한 구분 없이 '-에게'를 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둘은 구분해서 써야 한다.

'이 같은 사실은 야당에게 제출한 국감 자료에서 밝혀졌다', '미국이 우리 정부에게 이라크 파병을 요청했다'는 식으로 '-에게'를 주로 사용한다.

그러나 '야당에게'는 '야당에'로 '정부에게'는 '정부에'로 고쳐 써야 바른 말이다.

조사 '-에'는 흔히 존재의 의미를 나타내는 동사와 어울릴 때에는 '처소'를 뜻하고, 이동의 의미를 지니는 동사와 함께 쓰일 때에는 '도착점'을 의미한다.

'그 책은 도서관에 있다', '그는 서점에 갔다'라는 문장에서 앞엣것은 '처소', 뒤엣것은 '도착점'을 나타낸다.

즉, 어떤 행동이 미치거나 행동을 일으키는 대상을 나타내는 '-에'와 '-에게'를 사용하는 데 사람이나 동물을 나타내는 단어에만 '-에게'를 쓰고, 그 외에는 '-에'를 써야 한다.

'영희는 부모님에게 꾸중을 들었다', '철수는 친구들에게 합격 사실을 알렸다'와 같이 사람인 경우와 '길을 걸어가는데 재수 없이 개에게 물렸다', '돼지에게 먹이를 줘라'와 같이 동물인 경우 '-에게'를 쓴다.

이처럼, 처소나 도착점을 나타내는 부사격 조사인 '-에'와 '-에게'는 상보적으로 쓰이는데, 중요한 것은 그 상보적 분포의 조건을 잘 알고 정확하게 구분하여 쓰는 일이다.

그런데 동물이나 사람을 가리키는 말은 유정 체언이라 하고, 식물이나 무생물, 추상적 사물을 가리키는 말은 무정 체언이라 하므로 두 어휘 중 앞엣것은 무정 체언, 뒤엣것은 유정 체언에 속한다.

따라서 '-에'는 무정 체언 뒤에 쓰이고 '-에게'는 유정 체언 뒤에 쓰인다고 할 수 있다.

비슷한 낱말로 '-한테'와 '-더러'가 있다. 둘 다 '-에게'와 마찬가지로 사람과 동물의 경우에만 쓰고, 다른 것에는 쓰지 않는다.

'선생님한테 칭찬을 들어 기분이 좋았다', '이것은 너한테 주는 선물이다'처럼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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