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로프레스클럽 ‘신문은 가도 기자는 살아있다’ 발간
제1부에서 ‘대한일보의 발자취’와 ‘언론 창달의 염원과 좌절’, ‘대한일보의 언론사적 의미’ 등을 담아 ‘사랑의 실천’을 사시로 삼았던 이 신문의 참모습을 알아보게 하고 있으며, 제2부에서는 박용래, 이승우, 오건환씨 등 회우들이 기자 시대를 회고하는 회고담을 담았다.
제3부에서는 ‘차마 잊힐리야’라는 제목으로 같은 신문사에 몸담았던 백관수(白寬洙) 주요한(朱耀翰) 강영수(姜永壽) 등 언론 선배들을 추억하는 글과 관권에 의해 문을 닫게 됐을 때의 성명, 그리고 태평로 프레스클럽으로 뭉치게 되는 내력 등을 담고있다.
아파서 아무 데도 못나가고/ 그저 앉아서 전화나 받는다. 그 전화도 한 통화/ 해주는 친구가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 /전에는 예사로 대했던 친구가/ 내 속에서 다시/ 살아나는 부활의 기미를 겪는다.
이 신문의 문화부장을 지낸 고 박재삼(朴在森) 시인은 신문사를 쫓겨나서 신세를 한탄하는 ‘무제’라는 시를 남겼다. 이 시인은 주옥같은 서정시를 쓰다가 1997년 6월, 64세의 나이로 타계하고 만다. 그뿐 아니라 회우들 중에는 30여 년 동안에 이미 세상을 떠난 동료들도 꽤 있다.
제주 출신의 강승훈 회장은 발간사에서 “60년 10월에 창간하고, 73년 5월 15일 지령 8622호를 끝으로 종간의 비운을 맞을 때 대한일보 기자들은 한국 언론계의 증인으로 반드시 재결합한다는 결의를 다졌다”고 밝히고, “그 결의를 실천한다는 의미에서 이 책을 펴낸다”고 발간의 변을 말하고 있다.
그는 또 대한일보의 사장이었던 김연준 박사가 사랑의 실천을 신문의 사시로 내세우며 “아무리 지식이 넓고, 돈이 많고, 권력이 커도 언론인은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사람다운 사람이 모여야 나라도 부흥하고 밝은 세상이 된다”고 늘 강조했던 신념을 추억하고 있는데, 신문다운 신문이 귀한 이 시대에 귀감이 되는 말이다.
“비록 불명예란 낙인으로 폐간되는 결과를 초래했지만 정의로운 우리의 길을 우리 스스로 개척하여 어느 곳 어느 때라도 신문인으로서의 진지했던 사명과 양심의 증인이 될 것을 마지막으로 다짐해 두면서 밝은 태양을 향해 우리는 간다.”
이것이 폐간에 대한 기자 대표의 결의에 찬 다짐인데, 이것이 오늘 책을 내게 한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또한 떠난 기자들이 ‘대한언론문화연구원’을 설립하고, 100여 권에 달하는 저서를 발간하도록 후원한 발행인 후계들의 물적 지원도 귀한 것이다.
(다락원 간, 730페이지, 값 3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