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이자카야(선술집)에서 13명이 모였다. 재일동포가 4명 일본인이 9명이었다. 초면인 일본인 두분도 있었다. 인터넷 신문 <져널리스트.넷트>대표인 카와세 슌지 씨의 제안으로 모인 자리였다.

리버럴의 카와세 씨는 재일동포는 물론 한반도의 인권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 영화에 대해서는 필자보다 더 잘 알고 있다.

한겨레 전 논설위원 윤석춘씨의 <언론개혁>을 일본어로 번역했으며, 이난의 <김길호의 일본 이야기>의 애독자이며 일본에도 소개하고 있다.

몇 분이 책을 출판했고 논픽숀 응모에 당선한 분도 있으니 축하회라기보다 핑계에 만나서 한잔 하자는 모임이었다.

이 자리에서 논픽션 동포 작가인 고찬유 씨와 카와세 씨등이 취재한 <재일일세의 기억>이라는 책을 고찬유씨가 설명했다.

슈에이샤가 출판했는데 52명의 재일 일세의 기록이 담겨 있다. 이 기록은 인터넷에도 게재되었다. 잘 알려진 동포만이 아니고 보통 사람들의 생활상도 취재의 대상이어서 그야말로 재일의 역사책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 소개된 책이 아사히 신문 전 서울 지국장이었던 아사바 기요시씨가 번역한 임동원 전 국정원장의 회원록 <남북 수뇌 회담에의 길>이었다.

이와나미서점에서 발행했는데 번역 때의 어려움을 털어 놓으면서 아사바씨 본인이 설명했다.

이 책의 출판기념회는 오는 11월29일 오사카의 리거로이열호텔에서 개최하는데 그 때는 임동원씨 부부도 참가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음 차례는 아직 활자화 되지는 않았지만 <주간 금요일>이라는 주간지가 모집한 제19회 <주간 금요일 르포르타즈(보고문학) 대상>에 가작으로 당선된 니시무라 히데키씨의 보고였다.

북한에 살고 있는 북송동포의 아내들인 <북조선의 일본의 처에게 자유왕래를!>써서 당선됐다.

<대상을 노리고 썼지만 대상작 없는 가작에 당선 됐다>면서 아쉬운 표정 속에서도 미소를 띄우며 설명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12월에 나오는데 그때 드린다고 했다.  그가 쓴 논픽션 두권을 읽었는데 치밀한 조사와 표현력은 대단한 실력이서 필자는 눈물을 흘리면서 읽은 기억이 있다.

작품을 모집한 <주간 금요일>의 편집위원들은 일본을 대표하는 리버럴의 면면으로서 권위있는 상이었다.

이날 처음으로 소개 받은 다카노 마사오( 高野雄夫 68)씨는 <아버지의 유서. 우리들의 신서(新書)라는 책을 아들 다카노 다이씨와 공동집필했었다.

자신의 경험담을 쓰면서 자녀 학대의 실상과 부조리의 사회 비판 등을 썼는데 필자는 아직 읽는 중인데 그의 인생은 아주 이색적이다.

1939년 구 만주에서 태어나서 부친은 전사했고 모친은 일본 귀국도중 사별후 전쟁고아로서 규슈와 토쿄에서 살았다.

1956년 17세 때 토쿄에서 재일동포한테서 보호를 받으면서 글을 배웠다.  21세 때 야간 중학교를 졸업하고 그후 야간중학교 폐지반대와 창설운동에 힘을 기울였다.

야간 중학교에는 일본인만이 아니고 재일동포와 아시아 여성들도 꽤 많다.

전국에 35교가 있으며 학생수는 약 2500명이 있다. 그는 1998년 서울대학에 어학연수를 6개월간 다녔으며 저서로서 이외에도 두권이 있고 한국어로 범우사에서 출판했다.

필자가 책을 사면서 사인을 부탁했더니 한글로 <꿈에 살다>다카노 마사오라고 써주셨다.

이 외에도 일본 미디어에 대해서 쓴 NHK 전기자와 아사히신문 전기자 요시노 타이치로, 현역 마이니치신문 나카무라 카즈나리 기자, 중학교 여선생 요시노씨가 자리를 같이 했다.

모두 재일동포 사회만이 아니고 남북한은 물론 아시아를 호의적으로 이해할려는 일본인들이었다. 이자리에서 소개된 책들도 모두 동포사회와 한반도에 관한 서적이다.

우경화로 기울어지는 일본 사회속에 경종을 울리는 목소리의 주인공들이다.  고찬유씨와 필자 이외에 동포로는 김유정작가와 강주실씨가 참석했다.  의기투합 속에 많은 대화와 술을 나누던 가을 밤이었다. <제주투데이>


▶1949년12월 제주시 삼양출신,  1973년 병역마치고 도일, 1979년「현대문학」11월호 단편「오염지대」초회추천, 1980년<오사카 문학학교>1년 수로(본과52기), 1987년「문학정신」8월호 단편「영가로 추천 완료,  중편「이쿠노 아리랑」으로 2005년 제7회 해외문학상 수상, 2006년 소설집 <이쿠노 아리랑>발간, 2007년 <이쿠노 아리랑>으로 제16회 해외한국 문학상 수상, 1996년 일본 중앙일간지 <산케이신문>주최 <한국과 어떻게 사귈 것인가> 소논문 1위 입상. 2003년 인터넷 신문「제주투데이」'김길호의일본이야기'컬럼 연재중, 한국문인협회,해외문인협회,제주문인협회 회원. 현재 일본 오사카에 거주하면서 집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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