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는 어쩌면 공동체의 복원이다.

뿔뿔이 흩어진 지역민을 한데 모으고 잊혀진 대동문화를 일깨워주는 공동체 문화의 되살림이다.

제주예술제로 시작해 마흔두살의 해살이를 한 '탐라문화제'는 올해도 전통문화축제로 매김하기 위해 끊임없는 시도를 벌였다.

축제의 축소 및 폐지 여론까지 일었던 탐라문화제는 점차 '역사.문화.예술축제'의 틀을 갖춰나가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없지 않았지만 올해도 여전히 '절반의 성공'에 머물렀다.

지난해 '한라문화제'에서 이름을 바꿔 두번째 치른 '도민 잔치'라는 이름을 달기에는기존 축제의 한계와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축제의 다른 한 축으로써 풍성해진 먹거리는 '절반의 성공'을 담아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 축제의 기획과 연출 '고민'

'천년의 탐라문화! 세계 속으로…'라는 타이틀은 여전히 거창한 구호로 들렸다.

예총제주도연합회(회장 서정용) 주최로 6일간(별도 3일 개최) 무려 51개의 행사가 치러진 이번 잔치는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다양한 축제라는 의도와 달리 체험형 놀이가 다소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도내 문화공간에서 영화제, 무용제, 창작뮤지컬, 음악제, 연예제, 연극제 등 장르별 문예단체 주관으로 한 시도는 좋았지만 참여객의 확대를 가져오지는 못했다.

하지만 끊임없는 기획을 도출해내고 참여 확대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고민은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 '젊은층이 없다'

올해 세번째로 치러진 신산공원 일대는 예년보다 많은 관람객이 붐볐지만 젊은층을 끌어들일 만한 프로그램이 부족해 전통문화전승의 외연을 넓히기 위한는 고민이 필요하다.

제주시청 어울림 마당, 탑동광장, 해안도로 카페촌 등 젊은세대들의 문화공간으로 찾아가는 프로그램의 기획도 고려해볼 만 하다.

한국의 축제가 '마당축제'라고 하지만 문화의 거리로 찾아나서는 '거리축제'의 활성화는 현대인의 생활주기(라이프 사이클)를 고려한 배려일 수 있다.

▲ 축제장과 축제기간

올해도 축제장의 이원화가 불가피했다. 사실상 민속예술경연대회가 펼쳐진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 주요 무대인 신산공원으로 나눠지면서 축제의 리듬이 끊기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또 민속축제가 대부분 무대위에서 치러지면서 함께 어울리는 축제이기 보다 '공연'수준에 머물렀다는 의견도 있었다.

축제기간에 대해서는 일각에서 "차라리 전통문화를 즐기고자 하는 '추석' 연휴때 탐라문화제를 열면 어떠냐"는 의견도 제시됐다.

▲ 절반의 성공 '먹거리'

한국음식업중앙회 제주도지회와 한국조리사회중앙회 제주도 지회가 공동주관으로 마련한 '제주국제음식페스티벌'은 토종 돼지 등 이용한 다양한 요리로 호평을 받았다.

또 예년과 달리 먹거리 장터를 한국조리사회중앙회 제주지부에 일임한 것도 상권의 잡음을 최대한 줄이며 축제의 주요 요소인 '먹거리'를 풍성하게 한 바람직한 시도로 보여진다.

하지만 단조로운 메뉴와 음식에 대한 상세한 안내(설명) 부족 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 문화예술인은 "풍물장터를 보러 온 관람객과 민속예술을 보러 온 관람객이 함께  자연스럽게 어울리는게 전통축제가 아니냐"고 말했다.

▲ 축제 산업화 '아직은'

축제의 확대 재생산을 위한 '문화관광상품과의 연계'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겼다.

1차 산업과 연계한 음식축제를 통해 청정제주를 알리고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목표는 '행사 홍보' 수준에 머물렀다.

상당수 행사들이 도식적.형식적으로 치러져 참여형 축제로써의 한계를 보인 것도 풀어야할 과제다.

그 밖에 지난해에 이은 주제공연(창작 뮤지컬 '천년왕국, 탐라의 아침')의 부실, 학생 동원 문제, 지역주민의 참여 등 자발적인 축제로 가기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축제를 참관한 문화예술인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라는 축제의 화두를 풀기가 너무 어렵다"며 "이래저래 지역 축제 문화의 과도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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