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정우.제주소방서 예방안전과장
신구간이 다가오고 있다. 신구간은 제주도만이 간직하고 있는 독특한 이사풍습으로 24절기 가운데 대한 후 5일부터 입춘 전 3일까지 약 일주일 동안으로 올해는 설날 전날인 1월 25일부터 2월 1일까지 해당한다. 이 기간에는 인간의 길흉화복을 관장하는 제주의 1만8천 신들이 옥황상제에게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기 위해 하늘로 올라가 머무르기 때문에 사는 곳을 이사하거나 집을 수리해도 재앙이 없다는 속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로 인해 해마다 신구간에는 제주도민의 약 10~15%가 이사를 하는데 이사를 하면서 급하고 들뜬 마음에 안전을 등한시 하여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높다. 최근 안전사고 발생 사례를 분석해 보면 대부분 가스시설이나 전기에 대한 안전조치 미비와 기본상식 상식을 몰라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 해 5월에 발생한 제주시 노형동 주상복합건물 가스폭발사고와 11월에 발생한 오등동 빌라 가스폭발사고의 원인이 실내 가스시설 마감 처리 등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밝혀진바 있다. 위 사례에서 보듯 대형 안전사고도 사소한 안전조치 미흡 등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

신구간 이사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도민들에게 이것만은 지키도록 당부하고 싶다.

우선 가스사고 예방을 위해 이사하면서 가스렌지를 떼어갈때는 가스설비업체 직원을 불러 안전하게 처리하도록 하고 만일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반드시 중간밸브(퓨즈콕)을 잠근후 가스렌지를 떼어내고 가스렌지와 연결되었던 호스부위에도 가스가 누출되지 않도록 마감조치를 확실하게 해야 한다. 가스용기를 개별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가스용기 밸브까지 잠그고 또한 가스용기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동주택 등에서는 호별 가스계량기(검침기) 밸브까지 잠그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이삿짐 운반도중 작업자의 실수와 동원된 장비의 조작 부주의로 인한 사고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아파트나 상가에서 사다리차를 이용해 이삿짐을 옮기다가 고압선에 감전되는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으므로 사다리차를 이용 짐을 옮길 경우에는 반드시 주위에 전력선이 있는지 확인해야 하고, 작업도중 고압선 접촉 위험 등 사고위험이 예상될 경우에는 신속하게 한전에 연락해 안전조치를 받아야 한다.

이번 신구간은 우리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날연휴와 겹치는 바람에 이사를 하는 많은 사람들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어수선하고 바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옛말에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서두르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무쪼록 올 신구간에는 이사하면서 가스시설이나 전기 관련 안전사고 예방 조치를 잘하여 단 한건의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더불어 가족과 정감을 나누는 즐겁고 행복한 설날이 되기를 바란다. <임정우.제주소방서 예방안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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