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성지.제주도의회 부의장
기축년 새해가 밝았지만 작년에 이어 경기침체라는 암울한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미국에서 촉발된 세기적 금융참사인 월스트리트 위기라는 전대미문의 불길이 우리 경제에 옮아붙기 시작하면서 수출 의존형 경제구조를 갖는 한국경제도 큰 시련을 맞고 있다.

올해 세계경기에 대한 나라 안팎의 경제연구소들이 내놓는 경제 전망도 한결같이 어둡다.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0.9%로 전망했다. 세계의 경제성장률이 0%대로 전망한 건 지난 70년 관련통계를 만들기 시작한 후 처음이라고 한다.  국제연합(UN)은 올해 세계 경제가 최악의 경우 -0.4% 성장을 전망했다.

또한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다본 올해 성장률 전망은 가히 충격적이다.KDI는 상반기 성장률을 -2.6%로 전망했다. 수출과 수입이 각각 -10.7%와 -11.4%씩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놀라움을 준다.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최근 한국 10개 은행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실직자,취업준비자,불완전 취업자를 합하면 대략 320만 명이라는 통계가 있다. 공식 빈곤층,가장이 실업자인 가구 등은 600만 가구를 헤아린다. 여기에 올해 대학문을 나서는 50여만 명의 대졸자 중 태반이 실업자 대열에 합류하면 천만에 가까운 사람들이 혹한과 눈보라를 고스란히 맞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우리 제주지역 역시 예외가 아니다.보건복지부의 조사에 의하면 제주 초ㆍ중ㆍ고생 9천 명은 외부의 도움을 얻어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제주지역 초ㆍ중ㆍ고교생이 9만6천여 명이니까 쉽게 말해 10명 중 한 명은 외부지원이 없으면 당장 밥을 굶는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처럼 혼돈과 불확실성의 시대가 예고되는 작금의 시대상황과 난제를 타개하기 위해선 사회적 일체감과 통합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지적에 공감한다. 이와 같은 경제 한파를 견디기 위해서는 도민 모두가 자기가 맡은 영역에서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와 함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정신을 떠올려 본다. 이러한 의미에서 국외 의정연수 등을 위해 부의장에게 책정된 250만 원의 연수경비를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자진하여 반납하고자 한다.

행여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 국외 연수를 ‘낭비적 행태’로 보는 일부 시각에 동의를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단지 공인으로서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뿐이다. 국외 연수비 반납이 경제난을 극복하는데 크게 기여하지는 못 하겠지만 ‘상징적인 의미’로 이해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이 대공황이 닥치자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라고 했듯이,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사를 통해 ‘두려움보다 희망을’설파했듯이 우리는 두려움 그 자체를 넘어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마음을 모아 이 어려운 경제난국을 함께 떨쳐내고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구성지.제주특별자치도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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