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최악의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9일 130명으로 늘어나고 수십명이 실종된 것으로 나타나 최대 170명의 희생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 등 현지 언론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구조대원들이 두번째로 큰 도시 멜버른에서 북쪽으로 80㎞에 걸쳐 불에 탄 수백채의 가옥을 중심으로 실종자들을 찾고 있는 가운데 희생자가 170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케빈 러드 호주 총리는 현지 TV와의 인터뷰에서 "대량 학살이라고 밖에 이번 사태를 묘사할 말이 없다"며 "희생된 수가 너무 충격적이다. 더 늘어날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번 산불은 지난 7일 밤 멜버른 인근 몇몇 소도시에서 불길이 확산돼 대피 중이던 주민들이 차 안에서 화염으로 사망하거나 불길에 휩싸인 집에서 숨졌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기적적으로 수영장과 농장 저수지로 뛰어들어 목숨을 건지고 지하실로 대피해 살아나기도 했다.

생존자인 크리스 하비는 "핵폭탄이 투하된 히로시마와 같았다. 도로 곳곳이 죽은 동물들로 넘쳐나고 있다"고 현재의 상황을 전했다.

이날까지 산불로 파괴된 가옥이 750채 이상으로 불어났으며 78명이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호주에서 매년 산불이 발생하고 있으나 올해에는 타는 듯한 날씨와 가뭄, 바싹 마른 날씨 등이 혼재하면서 불길이 확산됐다.

현재 수천명의 소방대원들이 산불 진화에 나선 가운데 지금까지 산불로 빅토리아 지역에서 33만 ㏊가 불에 타고 상당 수의 포도원 등이 피해를 입었다.

경찰은 이번 산불 중 일부가 방화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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