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영방 우당도서관장.
우당도서관에 들어서면 세 가지 특이한 것들이 방문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첫째, ‘우당(愚堂) 김용하(金容河) 先生 청동 흉상’이다. 안경을 쓰신 우당 선생님이 너른 품으로 지긋이 방문자들을 반겨주고 있다.

둘째, “懷愚堂之志 養國家之粱, 愚堂 先生의 有志를 마음에 간직하여 國家의 棟梁을 養成한다”는 편액에는 사반세기를 지나온 세월의 더깨가 잔뜩 묻어있다.

셋째, ‘弘益人間 庚寅新春’의 표석이다. 홍익인간은 ‘널리 인간세계를 이롭게 한다’는 뜻으로「교육기본법」에서 우리나라의 교육 이념으로 선언하고 있는 기본정신이며, 경인신춘은 ‘경인년(1984년) 신춘절(1월 1일)에 세웠다’는 설치시기를 이른다.
 
표석에는 “우당도서관은 제주가 낳은 교육계 원로요, 서예가이신 우당(愚堂) 김용하(金容河) 선생의 높은 뜻을 기리어 세운 학문의 전당이다. 여기 사라봉 기슭에 학문을 닦는 이들의 보금자리를 선사하였으니 책 속에 담긴 바른 길을 열어 나가면서… 우당도서관 세움”. 윤석중 전 새싹회장의 명문(銘文)이 적혀있다.

본 우당도서관이 2월 17일로 개관 25주년을 맞이한다. 인간이 시간을 시기와 절기로 나누어 기념하려는 것도 과거를 반성하고 미래를 준비하려는 이러한 의도의 반영이라 할 수 있으니 사반세기 곧 25년은, 은혼식이라 하여 결혼기념일 행사로서 축하하는 오래된 습속이 이와 유사한 사례이다.
 
그동안 우당도서관은 한국도서관상(2004. 3. 26), 한국독서문화상(2005. 10. 19), 공공도서관 협력업무 유공 우수 단체상(2007. 12. 16) 수상 등을 통하여 제주도 공공도서관의 우수성을 드러낸 바 있으며, 1996. 9. 25일에는 제주지역 대표도서관 및 제주도공공도서관협의회장 도서관으로 지정되어 명실공히 제주지역 공공도서관의 수장(守長)으로서의 주어진 사명과 역할을 다하여 왔다.

“도서관이라 함은 도서관자료를 수집.정리.분석.보존하여 정보이용.조사.연구.학습.교양.평생교육 등에 이바지하는 시설”을 말하며, 나아가 “공공도서관이라 함은 “공중의 정보이용.문화활동.독서활동 및 평생교육을 위하여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도서관을 말한다.”

이제 우당도서관은 새로운 25년을 향해 “국민의 정보 접근권과 알 권리를 보장하는 도서관의 사회적 책임과 그 역할 수행에 필요한 자료의 효율적인 제공과 유통, 정보접근 및 이용의 격차해소, 평생교육의 증진 등 국가 및 사회의 문화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도서관의 법률적 정의와 목적을 더욱 충실히 수행 하고자 하며, 이는 앞으로도 가장 원칙과 기본을 중시하겠다는 우리의 다짐이 될 것이다.

우당 선생님의 자(字) ‘達宇’와 호(號) ‘愚堂’을 의미대로 풀이하면 ‘천하(宇宙)에 이르다’, ‘올곧은 사랑채(明堂)’가 된다. 이에 우당도서관은 “지식과 정보를 올곧게 탐구하고 연마하는 교육기관이며, 그 도리와 이치가 우주에까지 이르게 하는 문화전당”이라는 심오한 철학적 의미를 갖고 있다.

“우리가 걸어가면 길이 된다.”라는 말처럼 우당도서관의 사반세기는 새롭게 걸어 길을 내었고, 다시 힘차게 걸어 길을 탄탄히 할 가슴 벅찬 여정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부영방.제주시 우당도서관장>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