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원짜리 대작 드라마 MBC TV ‘에덴의 동쪽’이 56회로 끝났다. 마지막까지 ‘송승헌을 위한 드라마’였다.

‘에덴의 동쪽’은 7개월여 방송 내내 구설에 휘말렸다. 출생의 비밀, 선과 악의 대립 따위의 통속극 장치들이 실망스럽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청춘스타, 중견들이 총출동한 데 따른 불협화음도 빚어졌다.

송승헌이 이연희를 추천, 이 드라마에 넣었다는 설이 출발점이다. 이후 이연희는 발성 부족, 어색한 연기 시비를 자초했다. 이연희 개인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의도치 않은 이 노이즈는 마케팅으로 작용한 면이 있다.

이연희에게 초점이 맞춰지면서 한지혜와 함께 여주인공 쌍두마차로 소개됐던 이다해는 겉돌기 시작했다. 극본상 캐릭터에 대한 설득력도 떨어지면서 배역에 몰입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자퇴를 결정하고 극에서 하차했다.

MBC가 연말 시상식에서 ‘에덴의 동쪽’에 노골적으로 몰아주자 논란은 폭발했다. 이다해를 제외한 전 출연자에게 상을 퍼주면서 배경을 의심케 했다. 송승헌과 김명민의 이례적인 대상 공동수상까지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송승헌을 위한 드라마’, ‘M넷의 동쪽’이라는 힐난도 원죄와 같은 숙명이었다. 이 드라마의 제작사는 송승헌 소속사와 같은 계열이다. 실제로도 송승헌을 중심으로 극이 전개됐다. 멋있고 터프하고 정의로운 모습으로 송승헌은 그려졌다.

그러다 잠잠해졌다. KBS 2TV ‘꽃보다 남자’가 인기를 끌면서 ‘에덴의 동쪽’은 도마 위에서 치워졌다. 그래도 시청률은 떨어지지 않았다.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고, 악이 응징되기를 바라는 부동층 중년 시청자들을 붙들었다. 40회 이상 시청한 드라마를 옮겨 타는 40~50대 시청자는 거의 없었다.

SBS TV ‘식객’이 한창 인기를 끌 때 ‘에덴의 동쪽’은 첫 방송됐다. ‘식객’ 종방 후 월화극 1위로 올라선 ‘에덴의 동쪽’은 반년 가까이 왕좌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초반 SBS ‘타짜’가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KBS2 ‘연애시대’, SBS ‘떼루아’, KBS2 ‘그들이 사는 세상’은 적수가 되지 못했다.

10일 2회분을 연속 내보낸 ‘에덴의 동쪽’은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 55회 27.5%, 최종회 29.8%를 기록했다. TNS미디어코리아는 55회 25.8%, 56회 30.1%로 집계했다. 평균 시청률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꽃보다 남자’의 인기로 월화드라마 2위로 내려 앉았던 ‘에덴의 동쪽’은 11주 만에 ‘꽃보다 남자’와 대등해졌다. 이날 ‘꽃보다 남자’는 AGB 26.6%, TNS 31.2%를 올리며 ‘에덴의 동쪽’과 정상을 다퉜다.

‘에덴의 동쪽’은 악의 화신 신태환(조민기)과 정의의 대명사 이동철(송승헌)이 죽는 것으로 귀결됐다. 이동철은 동생 이동욱(연정훈)에게 날아온 총알을 대신 맞고 멋있게 죽음을 맞았다. 차가 물 속으로 가라앉는 장면도 내보내면서 거액을 들인 드라마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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