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밤마다 꿈을 꾼다
수평선 위에 한낮의 무의식을 널어놓은 채
한낮의 고민과 권태와 지식과 작은 사상과
애증의 빨래를 널어놓은 채
밤마다 밤마다 꿈을 꾼다

수평선을 향해 끊임없이 헤엄치다가
수평선 몰래 수평선을 넘다가
수평선에 번번히 목이 졸리는
그런 꿈을 꾼다


-변종태 시집
 ‘니체와 함께 간 선술집에서' 중

<지은이> 변종태 시인(1963~  ) 제주시 출생. 제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졸업. 계간 문예 <다층> 편집동인. 1992년 <시세계>지로 등간. 시집 「멕시코행 열차는 어디서 타지」외. 현재, 신성여자중학교 교사.


밤에 몰래 수평선을 안은 적이 있는가.
<목이 졸리는, 그런 꿈>을 꾸다가 밤바다 철퍼덕거리는 소리에 놀라 멀리보면 수평선은 없고, 발끝에서 찢어지는 어둠의 톱날같은 바람 줄기들, 시신의 가숨에 무의식의 파도만 출렁이고 있을 뿐이다. 우리들은 모두 꿈을 꾸는 존재이다.
끊임없이 수평선을 향해 헤엄지는, 그리움과 위안의 수평선 하나를 마음 안에 두고.
[글=김용길 시인, 그림=오윤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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