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는 줄기를 감고 올라가는 흰 계요등
바닷가나 들의 풀밭에서 자기 곁에 있는 나뭇가지나 돌멩이들을 감고 올라가는 흰 꽃, 등처럼 생겼는데 손톱만큼 작지요.

꽃 가운데는 자줏빛으로 누군가를 향한 그리운 마음을 간직하고 있는 듯 하지요. 계요등! 해마다 7,8월이면 바닷가 풀밭이나 숲 가 또는 골목길 돌담에 피는 작은 흰 꽃인데 생각나실 거예요.

청솔식물도감(문순열 지음;청솔출판사)에서 찾아 보니, "계요등은 중부 이남의 바닷가 풀밭이나 숲 가에서 자라는 갈잎덩굴나무. 덩굴지는 가는 줄기는 다른 물체를 감고 오르며 5-7미터 길이로 벋는다. 달걀꼴의 잎은 줄기에 2장씩 마주난다. 7-8월에 잎겨드랑이와 가지 끝에서 나온 꽃대에 여러 개의 하얀색 꽃이 모여 핀다. 원통 모양의 꽃은 끝부분이 5갈래로 갈라져 벌어지고 안쪽에 자주색 반접이 있다. 콩알만한 열매들은 가을에 황갈색으로 익는다."

그런데 왜 이름이 계요등일까요?

누군가 꽃에서 닭똥 냄새처럼 고약한 냄새가 나서 그렇게 지었다고 그러대요. 그런가 해서 저는 꽃을 코 가까이 대고 냄새를 맡아 보았는데, 향긋한 냄새가 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약한 냄새가 나는 것도 아니고, 그저 향기는 없는 꽃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요즘 서귀포 바닷가에는 계요등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계요등은 흰 파도가 좋은 가 봅니다. 그를 닮고 싶어서 흰 등꽃으로 피었는가? 자줏빛 그리움은 가슴 한가운데 꼭 숨긴 채, 가는 줄기를 타고 하늘을 향해 말없이 올라 갑니다.

▲ 바닷가의 풀숲에 숨어서 피어나기 시작한 계요등을 보고
무척 반가웠지요! 그리운 벗을 만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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