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뜨거운 여름이면 보랏빛 그리움을 안고 바닷가에 피어나는 나무꽃 순비기나무. 한 달 전인 6월 하순경에는 이 곳에 인동꽃이 만발했었지요. 그리고, 그 뒤로 하눌타리가 바닷가에서 하늘을 향해 꿈을 펼쳤지요.

그 곳에 이제는 보랏빛 순비기나무 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순비기나무의 꽃말은 그리움인데,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다운 두 사람이 나란히 서서 무엇인가 끊임없는 대화를 주고받는 듯 하지요.

"식물관찰도감(윤주복지음:진선출판사)에서 찾아 보니, 순비기나무(마편초과)는 바닷가 모래땅에서 무리 지어 자라는 갈잎떨기나무. 줄기는 모래 위를 길게 뻗으며 퍼져 나가고 군데군데에서 수염뿌리가 땅속으로 내린다. 가지는 30-60센티미터 높이로 비스듬히 서며 어린 가지는 네모진다. 가지에 2장씩 마주나는 타원형 잎은 뒷면이 은백색을 띤다. 7-9월에 가지 끝에 자주색 꽃들이 원뿔 모양의 꽃송이를 만든다. 둥그스름한 열매는 가을에 검은 자주색으로 익는다."

이 순비기나무가 이삽십년 전만 해도 보목 바닷가에서 효돈 쇠소깍을 지나 우금포 바닷가까지 보랏빛으로 물들였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이 순비기나무의 잎파리들을 모두 다듬어서 나무줄기를 낚싯대로도 사용했다고 합니다.

멀리 지귀섬이 보이고, 푸른 하늘에는 흰구름이 갖가지 형상을 그려내며, 제주 현무암의 모래땅에서 무더위를 이겨내고 피어나는 보랏빛 순비기나무 꽃. 바다를 향해 그리움을 가득 안고 피어나는 보랏빛 꽃! 무더운 여름에 제주 바닷가에 피는 순비기나무 꽃을 만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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