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정마을주민들이 집단삭발에 나서자 한 주민이 울부짖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 강정주민들이 집단삭발투쟁으로 '해군기지 반대' 목소리를 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저지 제1차 도민대회'가 21일 열렸다.

도민대회는 이날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군사기지범대위, 천주교제주교구평화특위, 평화를위한그리스도인모임, 기장제주교회와사회위원회, 가정마을회, 법화어촌계 등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날 강정마을주민 20명은 '집단삭발식'을 하며 투쟁결의를 다졌다.

강동균 마을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지난 2002년부터 시작된 해군기지 문제는 제주도민의 의견을 받아들이기는 커녕 마을주민들을 짓밟고 주민들을 갈등속으로 몰아 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 강동균 강정마을회장.
또 "정부, 해군, 제주도정은 주민들을 농락하고 있다"며 "제주도민을 위해 일해달라고 뽑아준 김태환 제주지사도 민중을 짓밟고 그 위에 군림하려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제주도는 군사기지화 돼 세계 열강속에서 항상 긴장하고 살아가야 하는 긴장의 섬이 아니라 세계속의 평화의 중심의 섬으로 나가야 한다"며 "정부와 해군, 제주도는 제주도민의 이러한 민의를 헤아려 해군기지를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강 회장은 "제주도가 강정마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려 한다면 죽음을 불사한 투쟁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경고했다. 

▲ 도민대회 참가자들이 '해군기지반대'를 외치고 있다.
대회참가자들은 이날 투쟁결의문을 통해 "제주 해군기지는 여전히 어떠한 정당성도 갖추지 못했다"며 "해군이 주장하는 절차적 정당성은 사실은 온갖 술책과 꼼수, 왜곡으로 점철된 '누더기 절차'라는 것은 이제 세상이 다 안다"고 주장했다.

또 "더욱 문제는 제주도 당국"이라며 "해군기지가 마치 지역경제를 일으키는 사업인냥 허황된 경제논리로 주민들의 요구도 일방적으로 묵살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태환 제주지사는 지금이라도 실패한 해군기지 대응을 시인하고 도민앞에 사죄해야 한다"며 "주민의 고통마저 외면하고 제주미래에 결정적인 상처를 준 김태환 도지사에 대한 심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집회가 열리는 도중에는 '폴리스라인'을 들고 있던 여경 2명이 쓰러져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이날 도민대회 참가자들은 제주시 연동지역을 중심으로 시가행진을 벌이며 '해군기지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강정마을회는 지난 20일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해군기지 실시계획 승인에 대한 취소 소송을 제기하는 등 해군기지 저지를 위한 법적 대응도 추진하고 있다.<제주투데이>

▲ 도민대회 참가자들이 시가행진을 벌이고 있다.
<강정태 기자 / 저작권자ⓒ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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