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어야
귀가 맑게 트이고
눈길 그윽해지고
심회가 호수처럼 가라 앉는다

혼자 있어야
새싹 눈뜨는 소리가 들리고
먼 데 있는 그리운 사람도 보이고
간곡한 속삭임의, 그 운율이
꿈틀거린다

-김상욱 시집
 ‘바다에 내리는 눈' 중

<지은이> 김상욱(1939~   ) 제주시 출생. 1992년 원간<문학예술>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 시집 「물감 칠하기」 외 다수

본래적 자아를 찾는 필수적 조건은 혼자 있기이다.
혼자 있어서 심회를 맑게하고, 귀를 열어 눈을 들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새로운 생명 탄생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그리운 사람의 간곡한 속삭임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세상 가는 일은 혼자이다. 삶의 공간에서는 어울림의 세상살이라 하지만 끝내는 혼자 <나>라는 존재를 이끌고 가는것. 그러니 <나>를 발견하는 일이란, 혼자서 마음을 열고 세상과 인생을 바라보는 일이다.


  글=김용길 시인
 그림=문행섭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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