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장 대처가 또다시 인재를 불렀다'에서 '늑장'은 '늦장'을 잘못 쓴 것이 아닐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일을 늦게 처리해 사고가 생겼으니까 늦장만 맞고, 늑장은 틀렸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표준어 규정에 따르면 '늑장'과 '늦장'은 복수표준어이다.

'늑장'은 무슨 일을 관련자가 늦게 처리해 큰일이 발생했을 때 접하는 말이다.

우리말에서 '늦장'과 '늑장'은 같은 의미로, '느릿느릿 꾸물거리는 태도'를 말할 때 '늦장'이라고도 쓰고, '늑장'이라고도 쓴다.

그렇다면 '늑장부리다'는 맞는 말일까. 이 말은 사전에 표제어로 없는 말이지만 실제로는 흔히 쓰고 있다.

사전에 없는 단어는 한 단어로 인정하지 않는 말이므로 표기가 틀린 것이 아니라 띄어 써야 하는 단어이다.

즉 '늑장 부리다'로 띄어 써야 한다.

예전에는 '늑장'만 표준어로 보고, '늦게 보는 장'을 의미할 때는 '늦장'을 표준어로 봤지만 현재는 '늑장'과 '늦장' 두 표기를 '느릿느릿 꾸물거리는 태도'를 의미하는 말로 보아 복수표준어로 인정하고 있다.

한편 '부리다'와 함께 쓸 때는 '늑장 부리다'만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실제 언어 생활에서 '꾸물거리는 태도를 계속 보이다'는 의미로 '늑장부리다'를 한 단어로 쓰는 예가 많이 있다.

사전 풀이가 완벽한 정답이라고 볼 수 없고 사전 역시 모호한 예가 많으니 '늑장부리다'는 의미가 굳어진 단어로 보아 붙여 쓸 수도 있을 것 같다.

'늑장'이나 '늦장'은 '늦다'가 그 어원이지만, '늑장'은 어원에서 표기가 멀어진 단어이다.

이와 비슥한 복수표준어의 예를 보자

'봄철에 가물이 들면 농사에 지장이 많고 산불도 우려된다'에서 '가물'은 '가뭄'을 잘못 쓴 것이 아니다.

비가 모자람을 뜻하는 '가뭄'과 '가물'은 모두 표준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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