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나라 일본에 「작은 친절 운동 본부」라는 단체가 있다.

1963년 6월 어느날 "가능한 친절은 다같이 하자"는 슬로건으로 출발했다.  이후 참가자는 이제 300만명을 웃돌고 친절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실행장」을 받은 사람도 300만 명이 넘는다.

이 단체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린작전」 등 환경운동과 자원봉사 활동을 추진,  사회 곳곳에 친절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넓혀가고 있다.

우리 나라도 오래 전에 이 단체와 비슷한 모임이 조직돼 운영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활동은 펴지 못하고 있다. 이 단체는 1985년부터 '작은 친절 엽서 캠페인'을 매년 펴 오고 있다. 자신들의 주위에서 겪은 친절에 대한 경험을 적어 보내는 것이다.

이 단체는 이들 엽서 가운데 감명을 주는 글을 모아 책으로 발간해 오고 있다.

 '눈물이 날 정도 아름다운 이야기'라는 제목의 책으로 '그때는 정말 고마웠습니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이 가운데 한편을 소개하면 대충 이렇다.
 

피의자 신분으로 구치소에 수감중인 사람이 보낸 엽서다. 옆방에 중년의 남자가 수감되게 됐는데 이 남자가 형사에게 무엇인가 부탁을 하는 것이었다. 귀 기울여 들어보니 자신은 혼자 살고 있는데 집에서 취미로 송이버섯 20그루를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침저녁 물을 주어야 하는데 어떻게 좀 도와주라는 내용이었다.

엽서발송자는 "그런 일을 부탁하려면 처음부터 죄를 짓지 말아야지"하며 형사가 꾸짖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대답을 기다렸다.

그러나 형사의 말은 이외였다.

"나도 아침은 바쁘다. 그러나 매일 10분 빨리 집을 나와 당신 집에 들려 물을 주고 출근하겠다. 저녁에도 그렇게 하겠다"고 말을 하더라는 것이었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 그 형사가 그리도 아름답게 보이더라는 것이다.
 

이 밖에도 공중전화에서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전해들으며 우는 사람에게 뒤에서 지켜보던 할머니가 "눈물을 닦은 다음 다시 울라"며 손수건을 건네주고 자리를 뜬 이야기 등 감동의 조각들을 한데 모았다.
 

「친절」, 아무리 강조해도 좋을 아름다운 단어다.

언제부터인가 각박하고 찌든 일상은 남을 배려하는 작은사랑, 친절을 앗아가고 있다.

일본인의 친절에는 이러한 자발적인 범국민적 친절 운동이 오래 전부터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기에 오늘 날 세계가 인정하는 '친절 일등국가'가 되고 있다.
 

우리 지역 제주도만이라도 이 같은 운동을 시작하면 어떨까.
 

그러면 사이버 공간에서 나도는 섬뜩한 단어들도 크게 줄어들 것이다.

강요하는 친절이 아닌 스스로 마음에서 우러나 온 친절은 사람이 만물 어느 것보다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친절은 인터넷이 양방향인 것처럼 늘 상대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먼저 한 걸 따라하면 자존심이 상하지 않느냐"는 식의 어설픈 '자존'을 버려야 한다.

우리들은 훨씬 오래전부터 일본인들보다 친절하고 예의바른 모두였는데 최근에 잠깐 잊고 있었다는 '당당함'으로 새출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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