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산 감귤 값이 어느 수준에서 형성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감귤출하가 이번 주말을 고비로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내달부터 조생 감귤의 출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현재 생산농가나 상인들 모두 최근 침체를 보였던 3∼4년 동안의 가격보다 좋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일부는 출하초기 가격이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은 낙관적인 예단을 하기에는 너무 섣부르다는 의견을 제기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극조생 초강세=지금까지 출하된 올해산 감귤은 8000t을 넘어섰다. 최고 경락가는 3만5000원이나 나오면서 평균가격도 15kg 상자당 2만5000원 수준을 유지하는 등 가격이 초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같은 시기 지난해산 가격의 3배를 넘는 것이며 최근 3년동안 같은 시기에 출하된 감귤가격의 2배 이상 좋은 가격이다. 과거 감귤가격이 아주 좋았던 시대로 돌아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출하초기의 가격 강세는 2003년산 감귤가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다음달 중순까지 이어질 것인가.

생산자인 농가나 농협 등 대부분은 다소 하락세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전반적으로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이는 지금의 가격강세는 타지방 과일생산량의 흉작에다 감귤생산량도 올해는 크게 줄어들 것이 확실하다는 데 근거를 두고 있다.

즉 2002년산 감귤의 경우 생산량이 77만t에 이르고 사과나 배 등 다른 경쟁과일도 풍작이었던데 반해 올해의 경우 감귤생산량이 62만t에 머물 것이라는 예상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공급이 수요에 조금만 모자라도 가격은 크게 움직이는 농산물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면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반면 지금의 가격강세는 일시적 현상이고 조생감귤이 대량 수확돼 본격 출하되는 시기를 맞는 11월 중순께가 되면 지금가격보다는 크게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

이는 전체적으로 60만t 수준의 생산량은 공급부족 수준은 아니며 지금 가격은 막연히 모자랄 것이라는데 근거한 거품이 있고 그 거품은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반론이다.

▲“손해보는 것 아닌가”=감귤 값이 최근 강세를 보임에 따라 최근 감귤주산지를 중심으로 감귤을 매입하려는 상인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상인들의 모습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던 지난해와는 전혀 딴판이다.

지난해는 풍작으로 인해 처리에 홍역을 치르면서 농가들이 사정을 하며 매입을 권유하는 형태였다.

그러나 올해는 정반대다. 가만히 있어도 먼저 물건을 팔아달라고 상인들이 덤벼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물량이 예상 생산량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우선 물량을 확보하려는 선점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산남지역에선 비상품을 완전히 빼고 관당 4000원 수준에 거래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밭떼기 거래도 지역과 품질에 따라 다양하겠지만, 조생을 기준으로 품질이 좋은 것은 관당 2500원까지도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올해산 감귤에 대한 가격전망이 극히 혼란스러워 거래하는 농가나 상인들 모두 손해를 보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고 있다.

상인들의 입장에서는 좋은 시세가 예상돼 물량을 확보하자니 웃돈을 주고 사고 있는데 가격이 곤두박질 쳐 손해를 감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고, 농가로서는 기다리면 더 받을 수도 있는 것을 밑지고 파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함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가격형성의 고비로 전망되는 11월 중순까지 기다려 보자는 농가나 상인들도 있는 가운데 상품기준 평균 2500원 수준은 되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어쨌든 상인들의 활발한 매입의지, 생산량 감소, 현재의 가격 초강세 등이 맞물리면서 올해산 감귤가격이 지난해산 보다는 물론이고 최근 2~3년 가격을 웃돌 것이라는 분위기가 힘을 얻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농협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아직 올해산 감귤가격을 전망하기에는 조금 이르지만 분위기는 아주 좋다”며 “극조생 출하가 마무리되고 조생감귤 출하가 본격화되고 많은 물량이 출하되는 내달 중순께면 확실한 윤곽을 드러낼 것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