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환 제주지사(오른쪽)가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왼쪽)을 만나 해군기지 갈등해소에 나서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과 김태환 지사가 2일 제주해군기지 건설로 인한 도민 갈등해소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행정소송 중인 법원의 판단이 관건으로 부상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4시께 천주교 제주교구를 방문해 강 교구장과 대화를 나눴다.

제주도에서 긴급하게 제안을 했고 당초 15분으로 약속이 잡혀있었지만 1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김 지사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해군기지) 문제가 20년 가까이 진행돼 왔는데 과정 과정마다 주교에게 부담을 주고 도민들에게 부담을 줬다"며 "강정마을 주민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달 18일 강정주민들이 연행된 일은 대단히 안타깞고 가슴이 아프다"며 "진심으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김지사는 "강동균 마을 회장을 면회하기 위해 갔지만 성사되지 못했다며 강 교구장이 면회한 것에 대해 대단히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군기지 기공식은 오는 5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도정에서 고민을 하고 의견을 수렴해서 정부에 건의를 했었다"며 "이를 정부가 수용한 것"이라고 했다.

김 지사는 "기공식이 축하속에서 열려야 한다는 취지에서 연기를 요청했다"며 "여러가지 행정절차와 소송이 남아 있지만 정부의 정책사업이고 전략사업이 되다 보니까 제주의 희망대로 될 지 모르지만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 고병수 신부(왼쪽)와 김방훈 자치행정국장이 김태환 지사와 강우일 교구장의 대담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강 교구장은 "해군기지에 문제는 법원에서 판결이 나온 다음에야 어떤 방식으로든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강 교구장은 이어 "강정의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기공식을 연기해 줬으면 한다"며 "법원의 행정절차 밟은 다음에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덧붙여 그는 "강정주민들의 마지막 명분이고 도민들의 자존심"이라고 말했다.

강 교구장은 또 "가슴이 아프다"며 "빨리 갈등을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 지사는 "중앙정부에 건의를 해야 한다"며 "몇 일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

이날 김 지사와 강 교구장의 대화내용을 전한 고병수 신부는 "천주교는 제주도정에서 생각하는 갈등을 해소하는데는 동의한다"며 "(그러나 우선은)법원의 판결을 예의 주시하겠다"고 했다.

법원이 강정마을 주민들의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에는 어떻게 대응하겠나는 기자들의 질문에 고 신부는 "아직 얘기할 단계는 아니다"며 "여러가지 복안들은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강정마을주민들은 서울지방법원에 해군기지 실시계획 승인 관련 행정소송을 냈다.

판결은 이달중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주투데이>

<강정태 기자 / 저작권자ⓒ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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