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개콘의 ‘동혁이형’이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데 이어 19일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이 같은 프로그램의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대사를 문제 삼았다.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은 개콘의 '나를 술 푸게 하는 세상' 코너에 나오는 유행어다. 이 코너는 개그맨 박성광이 술에 취한 채 사회세태를 풍자한다. 일등에 집착하는 우리 사회를 취객의 목소리로 풀어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한 의원은 김인규 KBS사장에게 “저는 개그콘서트를 좋아 한다”며 “개그콘서트를 보면서 찝찝한 부분이 한 군데 있는데,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 그것이다”고 말을 꺼냈다. 이어 한 의원은 “그건 금방 시정될 수 있는건데 김인규 사장이 취임했는데도 불구하고 그 대사가 계속 나가는데 대해서 이해할 수 없다”며 김 사장을 추궁했다.

한 의원의 발언은 문제의 개그가 공영방송 KBS가 정권이 바뀌고, 사장도 바뀌었는데 (최대 의석을 가진 1등인) 한나라당이 집권한 대한민국을 '더러운 세상'이라고 풍자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답변에 나선 김 사장은 “개그콘서트를 제대로 못 봤다” 며 “그런 문제점에 대해서 제작진들이....”라고 말을 이으려 했지만 한 의원의 제지로 발언을 끝맺지 못했다.

이어진 질의에서 한 의원은 “그런 말을 한다고 뭐가 잘못됐냐고 한다면 그런 말을 안 하겠다”며 한발 물러났지만, “애 하고 (TV를) 보고 있는데, 가슴이 아팠어요, 진짜”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의원 비서진은 전화통화에서 "사회적 경쟁이 심화되어 있는데 개그까지 '경쟁'이라는 소재가 사용돼 가슴이 아팠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하고,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더러운 세상'을 현 정권으로 해석한 것 아니냐는 물음에 "확대해석 하지 말아달라"며 "가벼운 상황에서 던진 말이다"고 재차 부인했다.

그러나 여당 의원이 상임위에서 특정 코너를 문제삼아 방송사 사장에게 시정을 요구한 발언을 두고 그 '적절성' 논란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동혁이형’의 경우 보수 성향인 방송개혁시민연대(방개혁)의 지난 3월 9일자 보도자료 '개그콘서트, 포퓰리즘을 통한 시청률 경쟁인가?' 를 통해 문제제기가 있었다. 당시 방개혁은 보도자료를 통해 동혁이형 개그는 "사회적 이슈에 대한 비유나 은유를 통한 해학, 풍자와는 거리가 있다"며 "대중이 공감할 사회문제를 직설적 화법으로 풀어가는 포퓰리즘을 기반으로 한 선동적 개그"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 당시 네티즌들은 대체로 '동혁이형'의 개그를 지지하는 추세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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