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들어서 쿄토의 미미쓰카에서 위령제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1일 한국의 사단법인 <한국 겨레얼 살리기 국민운동본부> 주최로 오전  10시부터 열린 위령제에는 약 150명이 참석했다.
 
필자도 아침 8시에 민단오사카본부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참가했다.

30도를 넘는 한여름의 찌는 더위 속에 두 시간 동안 열린 위령제는 경건했다.
상기 단체명의 시사하는 바대로 한양원 이사장 일행의 민족의상 속에 집행하는 위령제는 동포들에게는 신선하고 돋보였다.
 
특히 판소리 염경애 명창의 추모헌시 낭독과  염경애 씨와 <청어람 우리춤 연구회>의  김형신, 유지숙, 정민희 씨의 살풀이 춤은 위령제의 압권이었다.
 
더 이상 새파랄 수없는 한여름의 파아란 하늘과 푸르름이 절정인 무덤 앞에서 소복 속의 살풀이는 경내를 숙연케 했다.
 
지금까지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살풀이는 수없이 관람했지만 무덤 앞의 현장의 위령제에서 보기는 처음이었다.
 
가슴 뭉클한 콘트라스트였다.
 
미미쓰카는 또 하나의 아픈 역사의 순례지이다. 
 
400여년 전, 임진왜란 당시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명령으로 한반도에서 우리 민족과 명나라 군들의 코를 베고 전리품으로 일본으로 갖고 왔다.
 
당시 자료를 보면 조선인 코, 약 18만 5천개, 명나라 사람 코, 약 2만 9천개 합계 약 21만 4천 개였다.
갖고 오는 도중에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소금과 술에 절이고 갖고 와서 미미쓰카에 묻힌 것은 약 2만개이다.
 
처음에는 코무덤(비총:鼻塚)이라고 불리웠으나 토요토미 히데요시 후, 토쿠가와 이에야스(德川 家康)시대의 유학자 하야시 라잔(林 羅山)이 코무덤이라면 너무 야만적이기 때문에 귀무덤(귀총:耳塚)이라고 쓰기 시작해서 오늘까지 사용하고 있다.
 
토쿠가와시대에는 이 무덤을 방치해서 조선통신사가 쿄토에 들렀을 때는 보이지 않게 막을 치고 가리기도 했지만  메이지(明治)시대부터 보전에 힘을 기울였다.
 
미미쓰카는 1597년에 만들었는데 이 사실을 안 관할 지역인 <민단쿄토동산(東山)지부>가 400년이 되는 1997년에 김동출(金東出) 지단장을 중심으로 처음으로 위령제를 지냈다.
 
지금은 여러 제단체들이 위령제를 지내고 있고, 동포는 물론 일본인과 본국에서도 널리 알려져서 역사의 산 현장으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위령제에도 이방자비(李方子妃)의 친가(親家)의 황족(皇族),  <나시모토미야(梨本宮) 기념재단> 대표 나시모토 타카오(梨本 隆夫)씨가 참석하여 같이 제를 지냈다.
 
나시모토 대표는 인사말에서 남산 위에 있었던 단군위패를 모셨던 곳(일제시대 신사를 건설하면서 남산 기슭기의 턴넬로 이전했다고 함)과 강화도 마니 산정에 있었던 우물의 복원(일제시대 그 수맥을 끊기 위해 커다란 쇠못을 박았다고 함)과 일본에 있는 한국인의 유해 봉송을 위해 관계기관과 협의하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실천 여부에는 많은 걸림돌이 있어서 어렵겠지만 즉석 인사 속에 필자가 전혀 몰랐던  이러한 사실까지 파악하고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사실에 더욱 놀랐다.
 
8월 18일자 마이니치신문에는 <미미쓰카에서 배우는 조선침략>이라는 제목으로 역사인식의 공유를 위해서 한.일 학생 20명의 참배 기사를 실었다.
 
<새로운 한.일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한.일대학생 공동 역사체험> (한국동북아 역사재단 주최)의 일환으로서 첫 탐방지가 미미쓰카였다.
그들 일행은 선편으로 현해탄을 건너서 한국의 한.일 관계 유적지들도 돌아본다고 한다.
 
오는 9월 28일에는 미미쓰카에서 민단.조총련 합동 위령제도 열린다.
 
그리고 <재일코리어 협의회> 단체에서는 미미쓰카 입지 조성을 위해서 바로 옆의 주택을 매입하고 가칭 <재일코리어 쿄토 비총(이총) 역사자료관> 건설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제주투데이>


▶1949년12월 제주시 삼양출신,  1973년 병역마치고 도일, 1979년「현대문학」11월호 단편「오염지대」초회추천, 1980년<오사카 문학학교>1년 수료(본과52기), 1987년「문학정신」8월호 단편「영가로 추천 완료,  중편「이쿠노 아리랑」으로 2005년 제7회 해외문학상 수상, 2006년 소설집 <이쿠노 아리랑>발간, 2007년 <이쿠노 아리랑>으로 제16회 해외한국 문학상 수상, 1996년 일본 중앙일간지 <산케이신문 주최 <한국과 어떻게 사귈 것인가> 소논문 1위 입상. 2003년 인터넷 신문「제주투데이」'김길호의일본이야기'컬럼 연재중, 한국문인협회,해외문인협회,제주문인협회 회원. 현재 일본 오사카에 거주하면서 집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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