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정선 씨.
2010년 3월부터 희망근로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처음 접수를 받기시작한 날, 말 그대로 물밀듯이 들어오는 어르신들을 뵈며 올 한해도 걱정스러웠다. 작년에 시작한 희망근로의 이미지가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일자리로 인식되어 버린 건지 신청자들 대부분이 어르신들뿐이었다.

이 분들을 이끌고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있을까?
무엇을 어떻게 해야 2010년 희망근로 프로젝트가 빛을 발할까 고심의 고심을 더했다.

기본적으로 시행되는 취약계층 주택개선사업, 재해취약시설 정비사업, 체육시설 어린이놀이터 정비사업, 해수욕장과 연계한 특색 있는 올레길 조성 등이 있지만 이것으로 만족하기엔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우선 작년에 큰 인기를 끌었던 친환경채소 재배단지를 재조성하기로 했다. 배추, 무, 상추, 고추, 가지, 오이, 물외, 호박 등등을 키워낸 결과 희망근로 막바지인 현재까지도 관광객들에게 반응이 아주 좋다.

뿐만 아니라 매실나무 1년생 250본, 미니해바라기 약 30,000본을 식재하여 대왕수 생태하천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였다.

특히나 미니해바라기는 씨앗을 구매해 양묘장에서 일일이 심고, 하루에 두 번씩 물을 주러 다니는 등 생태하천 주변 공한지에 이식시키는 것까지 모두 희망근로자의 손으로 키워나갔다. 노란 해바라기가 피었을 때의 뿌듯함이란 말로는 다 표현이 안 된다.

신문보도도 나가고 홍보가 되니 여기저기서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서귀포시내의 한 어린이집에서는 이 먼 곳까지 찾아와서 아이들과 함께 예쁜 해바라기 사진도 찍고 자연생태를 체험하는 기회가 되어 너무너무 좋았다는 인사도 많이 받았다. 희망근로사업이 대왕수 생태하천을 알리는데 일조하였다.
어른신들이 나이가 들어서 사업이 힘들 거라는 생각보다는 그 분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사업을 추진해 나가니 이처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

한여름 땡볕에 젊은이들도 하기 힘들었을 시간을 그토록 즐겁게 단 한 건의 작은 사고도 없이 안전하게 작업에 참여해주신 2010년 희망근로 참여자 삼촌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2010년 상반기 희망근로프로젝트를 뒤돌아본다.<제주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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