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양돈농가들은 죽을 맛이다. 돼지 값이 폭락해 경영비를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량은 늘고 있는 데에 반해 시중소비가 살아나지 못해 돼지 값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산지 돼지(100kg 기준) 값은 최근 13만4000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연중 최저 수준이다.

전업농을 기준으로 평균 생산비가 15만5000원 정도이고, 생산비에서 자가경비를 뺀 경영비가 14만5000원인 점을 감안할 때 울며 겨자 먹기 식의 출하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적정 사육두수 웃돈다=최근의 돼지 값 폭락은 올 봄에 이미 예견된 것이다. 어미돼지가 급격하게 늘어 과잉사육 징후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물론 자율적인 감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양돈농가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현재 도내 돼지 사육두수가 40만두 수준이어서 적정 두수로 판단되는 35만두를 훨씬 웃돌고 있다는 게 양돈업계의 분석이다.

▲돼지 값 폭락 어디까지?=제주축산물공판장에 따르면 올들어 돼지값은 지육 kg을 기준으로 월별 평균 경락가격이 △1월 2382원 △2월 2414원 △3월 2748원 △4월 2509원 △5월 2768원 △6월 3138원으로 꾸준하게 상승세를 보이다가 7월에는 3055원, 8월에는 2976원으로, 9월에는 2373원으로 크게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0월에는 kg당 지육가격이 1941원까지 폭락함으로써 양돈농가들이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가격이 이처럼 폭락하자 일부 농가들은 돼지출하 시점에 가까울 때까지 육성사료를 먹이는 방법으로 속성비육을 하고 조기 출하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고기의 품질을 떨어들일 수 있기 때문에 값이 낮을 때도 정상적인 출하가 요구되고 있다.

▲출하조절이 급선무다=양돈업은 업계 스스로 생산과 출하조절을 해낼 수 있는 몇 안되는 품목 중의 하나다.

농가 입장에서야 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처분을 하는 것이 낫다는 마음이 들 수 있으나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지금의 불황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양돈농가의 협조가 필요한 시점이다.

더욱이 뚜렷한 소비증가 요인은 없지만, 5~6월 초산돼지의 유·사산이 많아 앞으로 출하 마릿수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11월 중순이후 kg당 2300원대를 넘어설 것이란 분석도 있다.
지금의 상황은 불황이 장기화할 만큼 심각하지는 않다는 것. 이달 중에 저점을 찍고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따라서 농가들은 정상적인 출하를 하면서 값이 오르기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대처방법이라는 것. 그렇지 않으면 값의 폭락과 폭등이 반복하는 사태를 자초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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