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충진 제주도의회 의장. <제주투데이>

4·3 영령들이시여!

유난히 생동하는 새 봄소식과 함께 4·3은 어김없이 찾아 왔습니다.

어느새 64주년.

오늘도 우리는 억울하게 희생당하신 영령들의 제단에 향을 사르고 제를 올리고 있습니다.
 
부디, 이승의 한을 모두 푸시고 영면하시길 기원합니다.

아울러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한을 안고도 묵묵히 고난의 세월을 살아오신 유족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제주처럼 폭우와 격랑이 심한 현대사를 가진 곳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20세기 중반 제주에서 빚어졌던 4·3이라는 참혹한 경험은 지금도 크나큰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4·3이 단순히 제주지역에 국한된 사건이 아니었기에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 있어서도 정부차원의 후속조치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4·3을 완전 해결하는 것은 과거의 어느 자리로 돌아가는 일이 아니라 미래의 희망을 만들어가는 일입니다.

때문에 정부는 지난날의 갈등과 대립을  화해와 상생의 길로 나설 수 있도록 4·3을 국가추념일로 지정하고 4·3사건 희생자 및 유족의 추가신고, 4·3 피해자에 대한 예산지원이 확대되어야 할 것입니다. 
 
무지개는 여러 가지 다른 빛깔들이 모여서 서로 충돌되지 않는 하나의 아름다움을 빚어냅니다.

우리도 4·3사건에 대한 이념의 논쟁을 떠나서 화해와 상생으로 어우러져 새로운  통합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혜와 역량을 모아 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 도의회도 그 길을 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거듭 영령들의 안식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2년 4월 3일 제주도의회 의장 오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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