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주인공은 현재 필리핀 체육위원회 위원장이며 시니어골프대회 필리핀 챔피언을 차지하기도 했던 위베르또 클라베실라(Wigberto Clavecilla jr. 64)씨다.

23일 제주한라병원에 따르면 위베르또씨는 지난달 17일부터 21일까지 제주도에서 열린 제29회 아세아 시니어 골프대회에 참가했다가 대회 둘쨋날 경기를 마치고 숙소에서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위베르또씨는 다음날 아침 다른 동료들에 의해 발견돼 제주한라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진단결과 요추 압박골절과 뇌실내출혈이었다.

뇌실내출혈(intraventricular hemorrhage)이란 뇌척수액이 있는 공간인 뇌실에 출혈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뇌에 있는 맑은 물인 뇌척수액은 뇌실에서 만들어져 척추까지 순환을 한 후 뇌정맥에 흡수돼 심장으로 흘러들어가게 되는데 뇌실내출혈이 발생하면 뇌척수액의 순환에 장애를 받아 뇌실이 커지면서 뇌압이 상승해 보행장애, 의식저하 등을 초래한다.

이에 따라 의료진은 뇌압을 낮추고 뇌실내출혈을 제거하는 뇌실외배액술(Extraventricular Drainage)을 시행했다. 뇌실외배액술은 머리에 작은 구멍을 내고 뇌실에 가느다란 도관을 삽입해 뇌척수액과 뇌출혈을 외부로 배액하는 치료법이다.

위베르또씨는 입원해 있는 동안 병원 의료진의 수준높은 의료 기술과 장비, 시설 환경, 따뜻한 배려 등에 매우 감동했다고 밝혔다.

갑작스런 남편의 사고소식에 한달음에 제주에 달려왔던 위베토씨의 부인 카르멘(Carmen  Clavecilla 64)씨는 퇴원당일 "한달 가까이 남편을 간호하는 동안 한국의 의료수준이 매우 높고 의사, 간호사를 비롯한 모든 의료진들이 매우 친절해 안심할 수 있었다"며 의료진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다행히 위베르또씨는 평소 당뇨나 혈압 등의 문제가 전혀 없이 건강한 덕분에 별다른 합병증 없이 순조롭게 치료를 마쳐 지난 15일 퇴원하고 귀국했다.

한편 위베르또씨가 입원해 있는 동안 주한 필리핀대사관과 필리핀 현지에서 한국계 인사 등을 통해 확인 및 당부하는 내용의 전화가 잇따라 관심을 끌기도 했다.<제주투데이>

<문춘자 기자 / 저작권자ⓒ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