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들의 유해가 제주대병원에 도착하자 유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18일 새벽 화재로 침몰한 제주 서귀포선적 3005황금호의 선원 4명이 싸늘한 주검으로 19일 오후 2시께 제주대학교병원에 도착했다.

선원들의 유해가 도착하기 이전부터 제주대학교병원 응급실 앞과 장례식장 주변은 유족 등의 심정을 대변하듯 침통 그 자체였다.

시신을 실은 구급차 등이 도착한 후 의료진 등이 사망 확인 절차를 밟기 위해 구급차 문이 열리는 순간 유족들은 오열하기 시작했다.

제주대병원 응급실 앞은 침통의 바다에서 통곡을 너머 오열의 바다로 급변했다.

숨진 최평록(56·서귀포시 서귀동)씨의 여동생인 평분(51·충북 제천)씨는 "5년동안 오빠를 못봤다"면서 "오빠 얼굴을 빨리 보여 달라"고 오열했다.

이어 최씨는 "오빠가 전화를 했었는데 전화를 받지 못했다"며 "제가 다시 전화했지만 오빠는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씨는 "지난해 12월 31일날 오빠가 감귤을 부쳐줬다"며 그게 마지막 선물이 됐다"고 통곡했다.

최철욱씨(50·제주시)의 부인 안인자(52)씨는 "지난 1일 떡국을 먹고 집을 나갔다"며 "갑자기 이렇게 돼서 아무 생각이 안 든다"고 오열했다.

이어 안씨는 "남편이 배 타러 갔다 오겠다고 한 말이 마지막이 됐다"며 "하늘나라로 갔다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며 하염없이 굵은 눈물방울을 흘렸다.

숨진 최평록씨의 여동생 평분씨가 오열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도 제주대병원을 찾았다.

임성호(51)씨의 형이라고 밝힌 임모(58)씨는 "아직까지 사망으로 확인이 된 것은 아니"라며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며 희망을 잃지 않았다.

이날 사고대책본부 관계자들은 제주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장례절차 등의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사고대책본부 관계자는 “분향소를 합동으로 할지, 아니면 개별적으로 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면서 "유족들이 전부 모이면 본격적으로 의논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제주대학교병원에 안치된 사망 선원은 서영식(39·제주시 구좌읍)씨와 ·최철욱(50·제주시)·최평록(55·서귀포시)·장디안항(34·중국인)씨 등 4명이다. 당초 이성대(47·서귀포시)씨로 확인됐던 유해는 장 디안항씨로 밝혀졌다.

사망 선원 시신은 생존자인 중국인 선원 장롱후이(35)씨와 함께 해경 경비함정을 거쳐 해경 헬기로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비행장에 도착한 후 구급차 등으로 제주대학교병원으로 이송됐다.

3005황금호는 지난 2일 오전 9시께 갈치조업을 위해 서귀포항을 출항했다. 3005황금호는 18일 서귀포 남쪽 약 720㎞ 해상에서 조업 중 인근에서 조업하던 용천호 선원들이 오전 3시40분께 불에 타는 3005황금호를 발견해 어업무선국에 신고했다. 3005황금호는 오전 7시께 침몰했다.

해경은 현재 실종된 선장 장복율(56·서귀포시)씨와 박흥덕(57·서귀포시)·임성호(50·서귀포시)·이성대(47·서귀포시)씨 등 4명에 대한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제주투데이>

▲ 오열하는 유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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