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운익 효돈동장이 행정 투명성을 높이는데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기여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홍운익(52) 서귀포시 효돈동장은 제주지역 '노조 출신 1호 사무관'으로 불린다. 홍 동장은 지난해 말 승진 심사에서 의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공무원의 꽃' 인 사무관을 달았다. 그 후 지난달 8일 동장에 부임했다. 공직생활 33년 만이다. 지난 6일 효돈동 주민센터에서 그를 만나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편집자 주>

# "노조, 행정 투명성 제고 등 기여…위민행정 위해 노조 활성화 당연"

홍운익 동장은 점퍼 차림이었다.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시행에 따른 점검과 지역 대표 관광지인 쇠소깍 등을 둘러보고 금방 사무실에 들어 왔다고 했다.

노조 출신 1호 사무관에 대한 소감을 묻자 목소리 톤이 조금 높아졌다.

그는 공무원 노조에 대한 우리사회의 색안경은 이제 벗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10여 년 노조와 인연을 맺고 있다는 그는 노조로 인해 공무원 사회가 정말 투명해졌다고 단언했다.

그는 "공무원 사회가 투명할수록 그 혜택은 행정 수요자인 주민에게 환원 된다"며 "주민에 봉사하는 위민행정은 노조 활동과 비례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그는 "공직사회 변화를 위해 정직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곳이 노조"라며 "조합원 복지 향상과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 등 노조 역할이 중요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서귀포시 공무원 노조가 탄생한 2001년부터 인연을 맺어오고 있다고 했다.

법률 상 공무원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는 조건이 6급 이하 일반직 공무원 및 이에 상당하는 일반직 공무원으로 제한돼 후원회원으로 노조와 동행하고 있다.

더욱이 인사·용도계장 등 특정직의 경우 대부분 후원회원으로 활동하지 않지만 자신은 인사계장 당시에도 후원회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 시·군의 경우 후원회 활동이 활발하다며 제주지역도 노조 발전을 위해 후원회원이 증가하길 바란다는 바람도 밝혔다.

노조와 인연을 맺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돈도 없고, 그리고 배경도 없다"고 짧게 말했다.

그의 고향은 외돌개 인근인 서귀포시 천지동 남성마을이다.

그러면서 "내가 태어난 곳도 초가집이었고, 결혼도 초가집에서 했다"며 지난 날로 얘기를 되돌렸다

그는 남주고등학교를 졸업하던 1980년 2월 남제주군 공무원으로 공직과 인연을 맺었다. 첫 출발은 대정읍이었다. 1993년 주사(6급) 승진 후 읍·면 등 일선만 15곳을 순회(?)했다고 했다. 6급 승진 후 사무관까지 20년이 걸린 셈이다.

그는 지난달 25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귀포시지부(지부장 강문상)로부터 '효돈동장 홍운익'이라고 적힌 명패를 선물 받았다. 조합원들로부터 받은 명패는 '가보'로 간직하겠다고 했다.

전공노 서귀포시지부는 노조 출신 1호 사무관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한 축하 자리에서 명패를 전달했다.

당시 그는 "지금껏 많은 애환이 있었지만 조합원으로 10여년 활동하다 이렇게 승진했다”며 "앞으로 보다 많은 조합원들이 이 같은 기쁨을 누리길 희망하며, 이를 위해 미력하지만 힘껏 돕겠다"고 말했다.

효돈동을 역동적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주민들과 항상 소통하겠다고 밝히는 홍운익 동장.

# "국가지정 명승 쇠소깍 품은 효돈동, 역동적 지역 만들고 싶어"

33년 만에 사무관이 된 그의 향후 계획이 궁금했다.

그는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했다는 얘기를 다시 꺼냈다. 그러면서 비록 그와 같은 환경이지만 '그늘'이 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웃에게 희망의 온기를 불어넣고, 비상을 위한 희망의 날갯짓을 하도록 힘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도 육사를 졸업해 대위로 복무 중이고, 며느리도 육사 출신으로 계급이 같다"면서 "이제는 보다 많은 이웃에 눈을 돌리는 것이 남아 있다"고 했다.

효돈동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도 빼놓지 않았다.

초점은 주민 소득증대에 맞춰 있었다.

가장 먼저 국가지정 명소인 쇠소깍을 대표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쇠소깍 방문객이 1일 평균 2000명이지만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대한 대비책과 함께 체험 프로그램을 다각화 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테우·카약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지만 수상레저 체험장 조성 등을 통해 방문객들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 등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주변에 감귤박물관, 생물권보전지역인 효돈천, 올레 6코스 등 관광자원이 산재해 있다며 쇠소깍과 이들을 연계해 '벨트화'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지역 명품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귤향과즐'에 대해서도 말을 꺼냈다.

'귤향과즐'은 신효생활개선회가 지역에서 생산된 감귤을 가공한 한과류(韓菓類)다. 2010년 4월 첫 선을 보인 후 수요가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1억원을 지원받아 생산라인과 직판장 시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귤향과즐'이 안전한 먹거리로 인식, 판로 확대를 위해선 HACCP(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시스템) 인증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 5일 김재봉 시장 연두방문 당시 HACCP 도입에 따른 시설비 1억원의 추가 지원을 건의했다고 한다.

동장으로 부임한 지 1개월도 안된 만큼 지역발전을 위해 하나씩 챙기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이라고 했다. 항상 열린 마음으로 주민과 소통하면서 지속가능한 효돈동을 만들기 위한 디딤돌을 쌓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무관이라는 직위와 함께 더해진 것이 책임과 의무라며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유는 단순했다. "노조 출신 동장이어선지 일은 잘한다는 말을 듣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는 노조에 대한 편견 깨뜨리기와 함께 제2, 제3의 노조 출신 사무관들을 위한 선배로서의 예의이자 의무"라고 말했다.<제주투데이>

지난달 25일 전국공무원노동조앟 서귀포시지부가 마련한 축하 자리에서 강문상 지부장으로부터 명패를 전달받고 있다.

<강한성 기자 / 저작권자ⓒ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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