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참가를 위해 2월 24일 오사카에서 서울에 갔다.
 
일본 전국 민단 조직에서 약 1,200명 중에 필자가 속해 있는 이쿠노 남지부에서는 20명이 참가했다.
 
제주에 혼자 사시는 백살의 어머니 건강이 안 좋아서 취임식에는 참석 않고 바로 제주에 가고 싶었지만, 남지부 단독 연수를 겸한 취임식 참가여서 의장으로서 빠질 수 없었다.
 
취임식 마치고 민단 주최 <대통령 취임식 파티>에 잠깐 참석하고 바로 제주에 갔다.
 
병원 나들이를 계속하시는 어머니의 건강은 많이 나아지셨다지만 백살의 나이가 주는 움직임에는 한계가 있었다.
 
동거를 권하는 형님의 권유도 어머니는 한마디로 거절하고 삼양에서 혼자 살고 계시는데 그 저력에는 놀랄 따름이지만 주위에 형제들이 보살피고 있어서 안심했다.
 
필자는 50여년 전 삼양초등학교 18회 졸업생인데 2월 18일 총회를 필자 때문에 26일로 연기했었다.
 
그 날 저녁 삼양초등학교 근처의 식당 <바다의 언덕>에서 총회<회장 우정용>가 열렸다. 

제주에 갔을 때마다 동창들과 가끔 모여서 식사는 했었지만 총회 참석은 처음이었다.
 
1949년생이 주축을 이루는 동창들인데 4.3사건의 와중에 우리 동창들은 제일 적어서 50여명의 한 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이 날 총회에는 모두 18명이 참가했고 그 속에 김갑선씨<64>도 나왔었다.
 
50여년만의 동창회 총회 참석은 많은 추억의 감개가 모닥불처럼 피어났다.
 
모두의 근황은 제대로 듣지 못했지만 김갑선씨의 해녀 이야기는 신선했다.
 
오래간만에 만난 그녀의 정정하고 건강한 모습에서 내뿜는 에네르기에 압도 당해서 그 비결을 물었더니 물질도 한다는 것이었다.
 
김갑선씨는 연애 결혼을 해서 조천읍 신흥리에 시집 가서 살고 있었다.
 
31세에 해녀의 물질을 배우고 지금도 하고 있다기에 상군의 반열에 들었겠다는 필자의 물음에 아직도 멀었다고 웃으면서 말한다.
 
3남 1녀를 두었다는 그녀는 해녀만이 아니고 신흥리 어촌계장도 맡고 있다는 여유로움과 긍정적인 삶의 이야기에 필자의 가슴이 뿌듯했다.
 
조천과 함덕 사이 해안도로를 낀 신흥리는 반농, 반어촌 마을로 약 227여 세대에 약 580여명이 살고 있다.
 
신흥리에는 지금 얼마나 해녀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1965년대에 약 2만3천여명이  있던 제주 해녀는 당시 제주 여셩 인구의 약 21,2%였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약 5천명도 안되여서 제주 여셩 인구의 2,1%라고 한다.
 
35세의 마라도 출신 김재연씨가 해녀의 최연소자로 여성문화네트워크의  <신진여성문화인상>을 수상했고 60대라면 젊은 해녀층에 속한다는 것도 알았다.
 
일본의 해녀도 제주와 마찬가지로 급격한 감소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1978년부터 2010년까지 32년 사이에 약 7천명이 감소해서 약 2천백여명에 불과하다.
 
2009년 10월 4일 일본 미에현<三重縣> 도바<鳥羽>에서 제주 해녀와 일본 해녀  담당자들이 모여서 해녀를 <무형세계유산등록>을 위한 포럼을 열기도 했다.
 
그리고 일본 NHK텔레비는 내달 4월 1일부터 9월 28일까지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아침 8시부터 15분간 "아마쨩"<あまちゃん:해녀의귀여운 애칭>이라는 연속 드라마를 방영한다.
 
2년 전 동일본 지진 때 쓰나미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이와테현<岩手縣> 쿠지시<久慈市> 어촌을 중심으로 어머니 고향을 찾아간 토쿄 출신의 딸이 할머니의 해녀 모습을 보고 자신도 해녀가 되는 이야기이다.
 
우리 동창 김갑선씨는 믈론 제주 해녀를 머리에 그리면서 이 드라마는 꼭 불 생각이다. <제주투데이>


▶1949년12월 제주시 삼양출신,  1973년 병역마치고 도일, 1979년「현대문학」11월호 단편「오염지대」초회추천, 1980년<오사카 문학학교>1년 수료(본과52기), 1987년「문학정신」8월호 단편「영가로 추천 완료,  중편「이쿠노 아리랑」으로 2005년 제7회 해외문학상 수상, 2006년 소설집 <이쿠노 아리랑>발간, 2007년 <이쿠노 아리랑>으로 제16회 해외한국 문학상 수상, 1996년 일본 중앙일간지 <산케이신문 주최 <한국과 어떻게 사귈 것인가> 소논문 1위 입상. 2003년 인터넷 신문「제주투데이」'김길호의일본이야기'컬럼 연재중, 한국문인협회,해외문인협회,제주문인협회 회원. 현재 일본 오사카에 거주하면서 집필하고 있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