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녕 해상가두리에서 유영하는 제돌이.

# 김녕리 해안 야생적응 훈련 때 돌고래 무리 3차례 가두리 접근 교감 나눠

남방큰돌고래 '제돌이'와 '춘삼이'가 고향 품으로 돌아갔다.

제돌이의 귀향은 4년 만이며, 방류 결정 497일 만이다.
 
제돌이방류시민위원회는 18일 오후 4시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앞 해상 가두리에서 야생 적응훈련을 해온 제돌이와 춘삼이를 방류했다.
 
시민위는 지난달 26일 제돌이와 춘삼이를 남방큰돌고래 무리가 자주 다니는 김녕리 앞바다로 옮겨 적응 훈련을 시켜왔다. 지난 10일 방류 적합성 평가를 거쳐 18일 최종 방류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오후 4시 30분께 김녕리 목지코지 해안 근처에 자리잡았던 해상가두리의 그물이 걷혔다.

이윽고 제돌이와 춘삼이는 가두리를 빠져 그리웠던 고향 품으로 향했다.

특히 제돌이가 김녕 가두리에서 최종 훈련을 받는 도중 8차례에 걸쳐 야생 돌고래 무리들이 주변에 나타났고, 이 중 3차례는 가두리까지 다가와 제돌이와 교감을 나누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불법 포획된 돌고래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방류시키겠다고 결정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다.

▲ 제돌이 방류 표지석.
또한 돌고래를 방류하는 것 자체가 아시아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고, 남방큰돌고래는 세계 최초의 야생방류로 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왔다.
 
제돌이는 2009년 5월 1일 서귀포시 성산읍 신풍리 해안에서 정치망에 걸려 공연업체인 퍼시픽랜드에 넘겨졌다. 이후 바다사자 2마리와 교환돼 3년 넘게 서울대공원에서 생활해 왔다.
 
3년 가까이 돌고래 공연에 투입됐던 제돌이는 2011년 7월 불법 포획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동물자유연대와 핫핑크돌핀스 등 시민단체들이 제돌이가 자연으로 돌려보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3월 12일 직권으로 제돌이를 제주바다에 방류키로 결정했다.
 
그 후 제돌이는 지난 5월11일 서울에서 서귀포시 성산항 임시 가두리에서 야생 적응훈련을 받아 왔다.

춘삼이는 2009년 6월 제주시 외도동 앞바다에서 그물에 걸린 뒤 돌고래 쇼 업체로 향하면서 고향 바다와 이별해야 했다.

돌고래쇼에 동원됐던 춘삼이는 지리한 법정 싸움 끝에 지난 3월 28일 대법원이 퍼시픽랜드의 유죄 확정과 함께 몰수형이 내려졌고, 검찰이 특별처분(방류)을 결정하면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최재천 시민위원장은 “이 행사가 단순히 돌고래 한 마리를 방류하는 게 아니라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며 “우리 인간이 일방적인 ‘갑’이고 자연을 ‘을’로 보는 오만함에서 벗어나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다시 설정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돌이가 방류된 김녕리 목지코지에는 높이 2.15m, 가로 1.05m, 폭 0.8m에 ‘제돌이의 꿈은 바다였습니다’라는문구와 제돌이 방류에 기여한 시민단체 등의 이름이 실린 방류 표지석이 세워졌다.<제주투데이>

▲ 방류 직전의 제돌이 모습.

<문춘자 기자 / 저작권자ⓒ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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