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최대 풍속 초속 60m,  최대 강우량 한라산 진달래밭 610.5㎜.

제14호 태풍 ´매미(MAEMI)´가 지난 여름, 잦은 비 날씨에 삼켰던 울음을 일시에 토해내듯 봉두난발(蓬頭亂髮) 같은 폭력의 바람을 휘둘렀다.

태풍 `매미(MAEMI)'는 12일 우리나라 기상 관측 사상 최고의 위력으로 제주를 강타, 2명이 사망하는 등 곳곳에서 큰 재산피해를 냈다.

'매미'는 12일 오후 4시 10분 북제주군 한경면 고산 수월봉 기상대에 설치된 풍속계에서 초속 60.0m를 기록해 지난 2000년 8월31일 태풍 '프라피룬'이 흑산도에서 기록한 전국 최대 순간풍속이었던 초속 58.3m를 뛰어 넘었다.

이날 ’매미’의 기록은 1904년 우리나라 기상관측이래 순간 최대순간풍속 최고치로 지난 1923년 제주지방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강한 바람이었던 ‘루사’가 지난 2002년 8월31일 기록한 56.7m보다 강했다.

'매미'는 또 폭우를 동반, 지난 11일∼12일 한라산 진달래밭 610.5㎜를 최고로, 제주시 269㎜, 성산포 240㎜, 표선면 256㎜의 비를 뿌려 피해가 속출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13일 오전 10시 현재 태풍 매미로 인해 2명이 사망하고 건물 37동이 침수·파손됐다.

농작물 피해도 컸다. 농경지 15㏊, 농작물 2㏊가 각각 침수되거나 유실됐으며, 비닐하우스 33동, 축사 11동이 파손됐다.

또 180본의 가로수가 쓰러졌고, 옥외광고물 25개소, 교통신호기 71개소, 가로등 5개소가 파손됐다.

이와 함께 서귀포항 방파제 암벽 100m가 거친 파도에 유실되는 등 어항시설 4군데가 파손됐고, 선박 8척이 전파됐다. 또 애월읍 곽지리·상가리 군도(郡道) 등 도로 4군데가 침수·유실됐다.    

특히 12일 오후 강한 비바람에 중산간 지역의 송전선로들이 끊어지고 해안지역의 전신주가 쓰러 넘어지면서 서귀포 신시가지를 시작으로 제주시 일도2동, 북제주군 한경면, 구좌읍, 조천읍, 남제주군 표선면, 안덕면 등지의 정전사태가 도 전역으로 확산됐다. 이날 오후 6시께는 도내 14만2,000가구의 77.6%인 11만223가구에 전력 공급이 중단됨으로써 '공포의 밤'을 보내야 했다.

시·군 재해대책 상황실은 태풍 '매미'가 13일 동해로 빠져나감에 따라 본격적인 피해조사와 함께 복구작업에 들어갔다. 또 이번 태풍이 강한 비바람을 동반했기 때문에 해안도로 주변의 양식장 시설물과 비닐하우스 시설물 등 농작물 피해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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