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한의 전북대 교수.
제주 해녀와 해녀문화가 새로운 환경과 부단히 조우하면서 창조적인 변화를 거듭해 왔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인류문화 창달에 크게 기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함한희 전북대 교수(문화인류학과)는 국회 길정우 의원(새누리당, 서울 양천 갑)과 제주도의회 의원연구모임인 문화관광포럼(대표 이선화 의원)이 공동주관으로 1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제주 해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공청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함 교수는 '제주해녀와 해녀문화에 대한 일고찰-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중심으로' 주제 발제했다.

함 교수는 "해녀와 해녀문화가 단지 해녀공동체나 해녀마을에서만 중요하다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제주도의 상징으로서, 제주의 자긍심을 드러내는 문화로 인식될 때 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높아진다"며 제주도민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함 교수는 "해녀들은 바다일이 생명을 담보하는 어려운 일이라는 점과 바다가 공유의 자산임을 인식해 상호 의지와 협조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며 해녀공동체 탄생의 필연성을 강조했다.

함 교수는 "오래 전부터 지켜 내려오는 작업과정에서 해산물 채취 시기·양 등을 공동체가 조절해야 자원이 유지되며, 지속가능한 채집 작업을 할 수 있어 공동체적 삶의 방식을 중시한다"며 "생태 친화적 작업과 공동체적 삶의 구조는 독특한 생활방식과 제주도만의 해녀문화가 만들어졌다"고 제주 해녀문화의 독창성을 역설했다.

함 교수는 제주의 해녀문화가 전승성과 생명력을 동시에 갖춘 '살아 있는 문화'라고 높게 평가했다.

함 교수는 "제주 해녀 역사가 선사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돌 오래됐다는 것이 중요한 만큼 지금도 살아 있는 문화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전승성과 생명력을 동시에 갖추고 있는무형문화유산을 찾는 일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이유에 대해 함 교수는 "역사성을 가진 문화는 대체로 현대사회로 오면서 단절되거나 사라지는 위험에 직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국회 길정우 의원(새누리당, 서울 양천 갑)과 제주도의회 의원 연구모임인 문화관광포럼(대표 이선화 의원)이 공동주관으로 1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제주 해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공청회 모습.

함 교수는 "해녀문화가 전승성과 생명력을 동시에 갖추고 있지만 해녀 수가 급격히 줄고 있고, 골여화되고 있다"면서 "해녀와 해녀문화 보호를 위한 대책을 시급히 수립해야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함 교수는 "해녀문화는 새로운 환경과 부단히 조우하면서 창조적인 변화를 거듭해 왔다"면서 "해녀와 해녀문화가 지속가능한 인류문화를 창달하는데 기여가 크다"고 주장했다.

함 교수는 "과거 원형을 그대로 계승할 수 없는 것이 무형문화유산의 특징"이라면서 "해녀복, 물안경 등이 현대화 되고, 바다 환경 변화에 따라 채집기술이 달라질 수밖에 없지만 해녀들이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문화적 원리'는 변함 없이 지켜내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같은 '문화적 원리'가 해녀와 해녀문화를 지속가능하게 했고, 해녀문화가 인류문화 창달에 기여했다는 주장이다.

함 교수는 해녀공동체 조직과 공동체적 활동이 '문화적 원리'를 구성하는 요소라고 규정했다.

이외에 함 교수는 '문화적 원리' 요소로 ▲바다자원을 지키려는 생태적 인식 ▲자연에 대한 경건함과 경외감에서 나오는 신앙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생태친화적 채취와 어장관리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고령 해녀를 위한 '할망바당(할머니 바다) 제공 ▲바다와 인간이 공존하는 삶의 방식 ▲잠수굿, 요왕굿 등 신앙의례 추구 등을 들었다.

그러면서 함 교수는 "이같은 문화적 원리가 전승되면서 해녀문화가 지속가능했다"면서 "미래에도 인류문화의 다양성을 유지하는데 일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청회에서는 한·일 관계에서 자칫 왜곡될 수 있는 해녀문화의 원조(元祖) 문제를 국회차원에서 논의하고, 제주 해녀문화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에 대한 국민 공감대 형성 및 국민 역량을 결집시켜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공청회에선 과거 제주해녀가 출가(出稼)를 통해 한반도 연안은 물론 일본·중국·러시아 등 동북아 일대까지 진출했던 역사적 사실을 통해 제주해녀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가 제주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만큼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도 요구했다.

이날 공청회는 제주 해녀·해녀문화의 유네스코 등재에 대한 관심을 제주를 넘어 전국화 하고, 국가브랜드로의 육성을 위한 국가적 의제로 설정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최근 일본이 일본해녀 '아마'를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키려는 움직임이 본격화 되고 있어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절실한 상태다.

현재 한·일간 '해녀·해녀문화'와 '아마'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선점을 위한 경쟁구도가 가속화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문화관광포럼은 해녀·해녀문화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해 도민 역량 결집에 이어 범국민적 확산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일 제주벤처마루에서 개최된 '제주 해녀문화 유네스코 등재 기원-도민의 힘이 필요합니다' 주제의 정책세미나에 이어 이날 공청회도 같은 맥락에서 마련됐다.<제주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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