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도지사가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은 경우는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김태환 도지사의 불출마 이후 두 번째다.
우근민 지사는 지난달 5일 제주발전을 위해 집권 여당의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제주도지사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룰이 100% 여론조사 경선 방식으로 결정되자, 이에 반발해 지난달 15일 경선 불참을 선언한 이후 한달 가까이 '탈당 후 무소속 출마'와 '불출마'를 놓고 오랜 고민에 들어갔었다.
결국 우 지사는 많은 지지자들의 출마 압력 등에 불구하고 새누리당 당적을 유지한 채 불출마를 선택했다.
불출마 선택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원희룡 후보와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등 무소속으로 선거 출마 시 승산이 높지 않다는 불리한 현실 여건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여기에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서청원 의원이 잇달아 제주를 찾아 우 지사에게 당 잔류를 요청하는 등 중앙당 차원의 사태 진화 노력도 한 몫을 했다는 관측이다.
이처럼 우 지사의 불출마 선언으로 이번 선거는 지난 2004년 민선 3기 6·5 도지사 보궐선거 이후, 10년 만에 여·야 맞대결 구도 속에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민선 4기, 민선 5기처럼 '무소속 도지사'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우 지사의 불출마가 이번 도지사 선거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향후 선거 판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 지사가 어제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공정한 선거를 치러야 할 현직 지사이기 때문에 나서서 선거운동은 못하지만 새누리당 당적을 그대로 가져간다는 것은 심정적으로 원희룡 후보에게 마음을 두고 있지 않을까 예상된다.
강민지 기자
jejutoday@je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