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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교육 미래, 누구 손에 달려있나치열한 접전 예상되는 제주도교육감 4명의 후보들
그들은 무슨 생각을 갖고 있을까
김명현 기자 | 승인 2014.05.25 06:55

"학교가 창의력을 죽인다"는 말, 들어보았는가? 혹은 이 말에 동의하는가?

어떻게 학교교육(정확히 말하면 공교육이다)이 학생들의 창의력을 죽인다고 할 수 있을까. 켄 로빈슨이나 스티브 잡스가 했던 말들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었다면 생소한 말로 들릴 수 있을 것이다.

이 말은 영국 출신의 교육학자 켄 로빈슨(62)이 지난 2006년 2월에 촬영한 TED 강연 제목이다. 이 강연은 현재까지도 역대 TED 조회수 1위를 기록하며 많은 교육자들에게 '경고'와 '영감'을 불러 일으켜 왔다. 특히 한국에선 이 강연으로 켄 로빈슨이 유명한 인물로 급부상하기도 했다.

강연을 보면 그가 이렇게 말한다.

"잘못하거나 실수해도 괜찮다는 마음이 없다면, 신선하고 독창적인 것을 만들어 낼 수는 없다. 실수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성인이 될 때 쯤이면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그러한 역량을 잃어버리고 만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실수에 대해선 비난 일색이다. 오늘날 우리의 교육제도는 아이들의 있던 창의력도 없애 버리고 있다"

   
  ▲ 켄 로빈슨(왼쪽)과 스티브 잡스.  

현대사회의 공교육 제도에 대해 그가 비판을 가하는 대목에선 너나 할 것 없이 수긍하게 된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모든 과목은 사실 우열을 지어선 안된다. 하지만 현실에선 그렇지 못하다. 수학이나 영어, 과학 등이 미술이나 음악 보다 위에 놓여져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직장을 구하기 위해 필요한 과목만 수업하고 지성을 풍부한 것이 아닌 단지 학습능력이라고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학위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학을 졸업하면 직장을 다녔던 시대에서 지금은 석사학위, 박사학위를 따야 취업할 수 있다. 이러한 학위 인플레이션은 현대사회에서 점점 극도로 치달아 박사학위를 받은 이들도 집에서 놀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그는 지금 세대 교육의 패러다임을 '전인교육'으로 회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미 지난 2006년에 던져진 말이다.

"학교를 그만두는 순간, 흥미가 없던 필수과목을 들을 필요가 없었다"는 스티브 잡스의 말 또한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현재의 공교육은 아이들의 흥미와 재능을 배제한 채 보편적이고 획일화된 교육으로 모든 이들에게 똑같은 지식만을 주입시키고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스티브 잡스 역시 "항상 갈망하라, 항상 무모하라(Stay hungry, stay foolish)'라는 말로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 제주도교육감 후보들. 왼쪽부터 강경찬, 고창근, 양창식, 이석문 후보.  

현대 공교육에 대한 문제해결은 이렇게 큰 관점에서 바라볼 때 어떠한 노선으로 가야할지 명확히 보이는 듯 하다. 하지만 실제 교육현장에서 잘못된 점을 수정해 나가야 하는 점은 학급 당 학생 수(여전히 한국은 OECD 평균에조차 미치지 못하고 있다) 조절에서부터 아주 작은 세세한 부분까지 손질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완성해야 될 큰 그림은 보이지만 초벌그림부터 어떻게 그려 나가야할지를 제대로 알고 가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아이들이 미래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확실한 명제다. 제주의 미래는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와 직결된다. 오는 6월 4일 제주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교육감을 정하게 된다.

도지사 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교육감 후보에 나선 이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알아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교육지백년대계(敎育之百年大計)라 했듯이 제주의 백년을 책임져야 할 후보들은 무슨 생각을 갖고 있을까.


▲강경찬 후보. "공교육의 시작은 기본에 충실한 초등학교부터"

   
  ▲ 강경찬 제주도교육감 후보.  

강경찬 후보는 교육감이라는 자리에 대해 "합리적인 정책을 통해 아이들이 올바른 인성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리"라며 말했다.

그러면서 강 후보는 초등학교 교장 출신답게 "교육의 본질을 충실히 수행해 즐거운 학교를 만들겠다"며 "모든 공교육의 시작은 초등학교부터"라는 말로 초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 후보는 직접 현장에서 부딪힌 경험을 내세우며 "제주형 자율학교를 확대하고 체험 중심의 인성교육과 자기 주도적 학습력을 신장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강 후보는 각 초등학교에 제주형 자율학교의 수업 방식들을 단계적으로 도입해 나가겠다며 60여 개의 다양한 직업을 체험할 수 있는 직업체험관을 2016년까지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또한 강 후보는 대학진학지원단을 교육감 직속기구로 편성하고 예·체능 특수목적고등학교 설립, 고교 입시제도 개선, 교원승진제도 개선 및 업무량 감축 등의 공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어 강 후보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유아들의 교육과 보육을 일원화하는 정부 정책에 대비해 '유보통합 로드맵'을 도교육청 차원에서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창근 후보. "전국 최고 수준의 학력과 청렴도 이어나갈 것"

   
  ▲ 고창근 제주도교육감 후보.  

고창근 후보는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을 지낸 점을 강조하면서 많은 공약들을 내걸었다.

고 후보는 그동안 선거운동을 통해 교육연구회 대폭 개선, 병설유치원을 단설유치원으로 전환, 통합적 방과후 학교 지원센터 설립, 특수교육 지원 및 발전을 위한 T/F팀 구성, 학생 안전 전담센터 설치, 대학 지원단 내 수시합격 지원팀 별도 운영 등을 제시했다.

특히 고 후보는 교원역량강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학교에서의 창의인성교육과 학생참여 중심수업을 우수하게 실천하는 교사의 사례를 매뉴얼로 정리해 교육연구회에서 실질적으로 연구가 이뤄지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3일 출정식에선 "전국 최고 수준의 학력과 청렴도를 계속 이어 나가겠다"며 "국제화 시대에 맞는 교육 시스템을 도입해 동북아 최고의 명품 제주교육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먼저 외국어 몰입형 교육과정을 도입해 제주형 자율학교를 운영해 나가고, 현행 고교입시제도를 반드시 개선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제주교육발전위원회를 설치해 교육비전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 후보는 "단 한 명의 아이라도 책임지는 교육감이 되겠다"며 "아이들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양창식 후보. "학력신장과 공교육 내실화로 미래 이끌겠다"

   
  ▲ 양창식 제주도교육감 후보.  

양창식 후보는 먼저 올해 하반기부터 실시되는 자유학기제 도입을 두고 '제주교육에 대한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고 평했다.

자유학기제란 중학교 교육과정 중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자신의 진로탐색과 적성을 찾을 수 있도록 수업을 운영하는 제도다. 다양한 직·간접 체험 활동을 강화하고 토론 및 실험, 실습, 프로젝트 수행 등 학생 참여 주도로 수업이 진행된다. 지난해 교육부가 이를 발표하면서 제주도가 전면 실시지역으로 선정됐다.

양 후보의 공약은 5대 매니페스토(Manifesto, 선거공약 의미로 해석) 정책으로 요약된다. 학력신장, 공교육 내실화, 건강하고 안전하게, 가르치는데 전념, 돌봄 걱정없는 유아교육 등이다.

양 후보는 이를 위해 "학력신장 전담팀을 구성하거나 제주미래교육연구원을 설립해 학력신장을 책임지고, 방과후학교 지원센터를 설치 운영으로 사교육비를 최소화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양 후보는 제주학생건강증진센터 설립과 하교 통학버스 통합관리센터 설치, 교직인들의 행정업무 50% 감축,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하는 시범지구 유치 등의 공약도 내걸었다.

이밖에도 그는 학교안전사고율 전국 1위인 제주의 안전불감증을 보건인턴채용 확대로 풀겠다고 밝혔으며, "무상급식 포퓰리즘으로 국민을 현혹하며 정치적 출세수단으로 삼은 진보 교육감들에게 맡겨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이석문 후보. "교사들은 수업에 집중하고, 소규모 학교 살려 나가야"

   
  ▲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후보.  

이석문 후보는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교사들이 교육행정에 매달리지 않고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학교문화로 바꿔야 한다는 점을 우선시했다.

이 후보는 "현재 경기도와 강원도에서 교사업무 경감대책을 적극 시행하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교사업무 정상화' 대책을 벤치마킹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물론 제주도교육청에서 해마다 교원업무 경감대책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지만, 이 후보는 "아직까지도 그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후보는 "일부 자율학교가 반짝 성과를 보였지만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경기도 지역의 성공사례를 도입해 읍면지역 학교를 혁신학교로 지정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읍면지역 소규모 학교를 살리기 위해 통학택시 제도 도입, 교무행정 실무사 우선 배치 등을 내걸었다. 이 후보는 9대 제주도의회 교육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펼치면서 '제주도 소규모학교 소재 통학구역 마을 지원에 관한 조례'를 통과시켜 소규모 학교 육성 지원사업에 대한 지원을 마련한 바 있다.

이밖에도 이 후보는 대학진학지원 시스템 강화하고 방송통신중학교를 설립해 배움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을 위해 무료로 운영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4명 후보들이 제시한 여러 공약들 중에는 일부 중복되는 점들도 있고 각 후보마다 특징적으로 강조되는 사안들이 있다. 어떤 공약이 제주 교육의 미래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를 가늠해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앞서야 하는 것은 각 후보들이 갖고 있는 교육철학이 유권자들이 꿈꾸는 제주교육의 미래상과 어떻게 닮아있느냐 하는 점이다.

앞서 현대 사회의 공교육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던 점들을 염두에 두고 과연 누가 우리 제주 아이들의 미래를, 창의성을 신장시켜 줄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켄 로빈슨의 강연을 보고 싶다면 http://www.ted.com/translate/languages/ko 으로 접속한 뒤, 'most viewed'로 정렬(sort by)하면 제일 앞에 놓여져 있는 영상을 볼 수 있다. 강연을 클릭하면 내려받기도 가능하다. 단 다운로드 파일엔 번역자막이 없다. 참고로 강연이라고 딱딱하지 않다. 시종일관 웃음이 터지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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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현 기자  nightmarebird@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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