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7일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의 논의에서 인조잔디에 관한 문제가 제기되었다. 이에 6월 17일에는 녹색당의 성명서가 발표되었고 금일(6월 18일)에 제주환경운동연합의 성명서가 발표되었다.

[성명서 전문]

어제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 노후인조잔디 운동장을 대체하는 계획에 왜 인조잔디가 없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심지어 천연잔디에 진드기가 서식해 아이들에게 피해를 줄 것이란 다소 황당한 발언까지 나왔다.

과연 지금의 논쟁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실소를 금할 길이 없다. 교육위원회의 황당한 논쟁과 달리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운동장은 다름 아닌 아이들이 건강하게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이다. 학교운동장은 축구장이나 단순한 체육공간이 절대 아니다. 인조잔디냐 천연잔디냐의 논쟁에서 벗어나야 하는 이유이다. 학교구성원들의 다양한 교육활동과 놀이의 공간으로서 접근해야 하는 곳이다.

더욱이 인조잔디 학교운동장은 아이들의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 많아 학교운동장 시설로서는 부적합하다는 여론이 전국적으로 높다. 단순히 관리편의성 등을 이유로 아이들의 건강을 담보할 수는 없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조사한 결과만 보더라도 2010년 이전 제주지역에 깔린 인조잔디 운동장 37곳의 조사결과 5개의 운동장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검출된 물질도 신경계통에 치명적인 납,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 등이다. 기준치 이하인 인조잔디 운동장이라 하더라도 성인에 비해 취약한 아이들이 충분히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조잔디 학교운동장을 할지 말지로 논쟁을 벌이는 것은 너무나 소모적이다. 제주도교육청의 책임도 크다. 수개월 동안 학교운동장이 폐쇄되어 아이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데도 교육청의 대응은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학교운동장 유해성 조사결과에 따른 대응책과 함께 교육청의 학교운동장 조성정책을 조속히 시행하여 아이들의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

나아가 이번 논란을 기회로 학교운동장의 기능과 역할을 재평가하여 올바른 학교운동장의 조성방안을 마련해 가야 한다. 가령, 선진국의 사례는 물론 국내 모범사례를 보면 운동장 주변 자투리를 이용하여 학교숲을 조성하거나 생물서식공간(Biotop)을 만들어 아이들의 생태적 감수성을 높이고 생태교육장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있다. 따라서 부디 불필요한 논쟁으로 아이들의 행복권을 침해할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입장에서 아이들의 눈으로 정책을 마련해야 하겠다.

2015. 06. 18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오영덕·정상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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