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파제 조성사업이 신항 계획으로 변모된 내막은?

지난 5월 22일, 예상치 못한 제주도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탑동 앞바다에 초대형 크루즈 항만을 건설하겠다는 ‘제주신항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기존 제주외항과 내항을 물류기능이 강화된 화물부두로 조성하고, 매립된 탑동 면적의 13배에 달하는 바다를 메워 초대형 크루즈 부두를 건설한다는 게 주 내용이다. 예산만 2조 8천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토목사업이다.

환경 파괴, 원도심 침체, 어장 피해 등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신항 계획에 대해 시민단체는 급조된 계획이라고 거세게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 해 12월 ‘제주항 탑동방파제 축조공사 기본계획 용역’을 제주도가 발주할 당시만 해도 대규모 매립 계획은 없었다는 것. 재해방지가 주목적이던 용역이 대규모 항만 개발로 바뀌었고, 사업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매립을 포함시켰다는 주장이다.

제주 신항 계획의 추진 배경과 대규모 매립에 얽힌 내막을 취재했다.

## 대규모 매립지 조성과 크루즈 항만 수요분석은 타당한가?

신항 건설을 통해 탑동 일대를 크루즈와 물류의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세우고 있는 제주도. 실제로 최근 제주의 크루즈 산업은 고속 성장 중이다. 지난해 크루즈 입항 횟수는 242회. 2년 전에 비하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밀려드는 크루즈 선을 수용하기 위해선 초대형 크루즈 선석 4개가 필요하다는 게 제주도의 설명이다. 용역 중간 보고서에도 2020년에는 356회, 2025년 476회, 2030년에 가서는 637회로 입항 횟수가 증가한다고 나와 있다.

그렇다면 크루즈 수요 추정치의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제주도와 용역을 맡은 회사 측은 공신력 있는 KMI(한국해양수산개발원)로부터 받은 자료라며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시사파일제주가 KMI로부터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KMI에서 밝힌 크루즈 예상 추정치와 용역사에서 주장하는 그것은 전혀 일치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국책 사업으로 추진될 신항 계획의 핵심 데이터가 객관성이 떨어지고 신빙성이 의심 가는 건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주장했다.

사업 추진의 근거인 보고서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시사파일제주>가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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