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이철재

오주연 안녕하세요! 권범 이사장님. 반갑습니다. 요즘 매일 아침 7시에 사단법인 제주영화제 사무실에서 영화제 회의로 늘 만나는 사이인데 이렇게 오랜만에 만난 사람처럼 인사를 드리니 무척 새롭습니다.

권범 이사장 그러게요. 회의 석상이 아닌 다른 곳에서 인터뷰어로 만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만, 유쾌한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오주연 네~ 그럼 흥미로운 질문을 먼저 드리겠습니다. 제주도에서 공사다망하시기로 누구 못지않게 유명하시잖아요! 어디까지나 소문으로는 여기저기서 요청하는 유의미한 일들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많은 유의미한 일 중에 이번 사단법인 제주영화제 이사장직을 맡게 되신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사진제공=이철재

권범 이사장 여기저기에서 술 마시자는 요청은 많습니다. 하하하. 그러고 보니 처음에 제주영화제 참여도 사람들과 재미있는 영화도 보고 이야기도 나누고 술도 마시면서 즐겁게 지내려고 시작을 했습니다. 작고 소박하지만 제주영화제가 제주사회에 나름 소중한 씨앗이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습니다. 작년에는 제주영화제 집행위원장을 직접 맡아 추진을 해봤는데요. 제주적 가치가 영화와 절묘하게 조화되는 행사를 통해서 저를 포함한 영화제에 참여한 제주도민들이 진한 감동을 느끼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제주돌문화공원의 수려한 공간과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개막작 <청춘의 십자로>의 절묘한 만남이 자아낸 벅찬 감동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제주영화제가 아니었다면 과연 내 생애 이런 감동을 느낄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새삼 듭니다. 집행위원장이었지만 이러한 기회를 얻게 된 것에 감사했고 앞으로도 제주영화제를 훌륭하게 지속시켜내는 것이 제주사회에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다만, 좀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시스템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영화제를 운영할 필요를 느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오랜 숙고 끝에 제주영화제를 사단법인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제 노력을 조금이나마 보탤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기꺼이 초대 이사장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사단법인 제주영화제를 지지하고 성원하는 관객회원들과 함께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조직을 잘 운영해볼 계획입니다.

오주연 왠지 아침 7시부터 소주 한잔을 마시면서 회의를 하게 되는게 아닌지 순간 아찔했습니다.

권범 이사장 요즘은 술 없어도 즐겁게 놀 수 있는 많은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으니 걱정 마세요. (웃음) 근데 술 잘하지 않나요?

오주연 술과 고기를 끊은 지 한 달이 지나고 있습니다.  도와주실 거라 믿습니다. (웃음) 술 없이 어떻게 잘 놀 수 있는지 창립취지를 알려주시면 많은 분들이 참고할 것 같습니다.

권범 이사장 그동안 열심히 외웠습니다. 이젠 완벽하게 외웠으니 한번 들어보십시오. 제주는 고유의 창조신화가 전해 내려오는 섬입니다. 제주의 신화에는 세상의 탄생과 만물의 생멸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러한 환상적이고 창조적인 공간에 살고 있는 여러분과 함께 영화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며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사단법인 제주영화제를 창립하고자 합니다. 2000년 제1회 제주트멍영화제를 시작으로 2015년 제11회 제주영화제에 이르기까지 지난 15년간 쌓아 온 역량을 바탕으로 사단법인 제주영화제는 제주도민과 더불어 제주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호흡하는 영화제로 나아가기 위해 이제 첫 출발을 힘차게 알립니다. 5월 3일 오후 7시 창립식에서 만나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주연 와... 정말 조사하나 틀리지 않게 낭독하셨습니다. (웃음)

권범 이사장 (웃음) 창립식 날은 완벽하게 암기해서 멋지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오주연 네~ 그나저나 올해 제주영화제는 언제쯤 열리게 되나요?

권범 이사장 5월에 제12회 제주영화제 집행위원회를 위촉해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가려고 합니다. 별문제가 없다면 작년과 비슷한 시기인 10월경에 개최하게 될 것 같습니다.

오주연 네 기대하겠습니다. 이사장님. 구체적인 윤곽이 나오는 시기에 다시 한번 인터뷰어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권범 이사장 네 저도 감사합니다. 내일 아침 7시에 봅시다.

오주연 (웃음) 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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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연 안녕하세요. 김정훈 사무국장님. 사무국장 호칭이 착 달라붙지 말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사무국장 되신 거. (악수)

김정훈 사무국장 아니 무슨 말씀을 (악수) (웃음)

오주연 생각해보면 참 재미있는 현상이죠. 단체 이사장님에서 단체 사무국장으로 내려가신건데 서로 진심으로 축하하고 축하받는 이 유쾌한 문화는 우리 조직의 진정한 미덕인 것 같습니다.

김정훈 사무국장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단체 이사장직을 맡게 되던 때 보다 사무국장을 맡게 되서 더 긴장되고 설레기도 합니다. 다니던 회사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면 힘들테지만 진심으로 그렇지 않는 것이 참 기이한 현상입니다. 역시 제주영화제의 토양이었던 씨네아일랜드 조직문화에 내재된 위력 덕분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사람 사고 자체를 이렇게 바꿔놓다니 훌륭한 단체지 않습니까!

오주연 하하하 전직 이사장님. 얼마 전까지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을 너무 자화자찬하시는 거 아니십니까!

김정훈 사무국장 (웃음) 그만하겠습니다. 이제는 제주영화제를 위해서 평생을 매진하겠습니다. 사무국장 하다가 필요하면 팀장도 하다가 언젠간 티켓팅이나 영사기를 돌리는 자원활동가로 늙어가겠습니다.

오주연 앗! 정말 멋진 표현입니다. 제주영화제와 함께 건강하게 늙으셔서 창립 이사가 소중한 자원활동가로 든든하게 활약하시는 멋진 모습 기대하겠습니다. 5월 3일 오후 7시에 CGV제주에서 사단법인 제주영화제 창립식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창립식 홍보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정훈 사무국장 감사합니다. 홍보를 부탁드려주셔서. (웃음) 이번 창립식 행사는 크게 1,2,3부로 준비했습니다. 1부에서는 창립선언을 알리는 창립식을 통해 사단법인 제주영화제의 시작을 알리고 2부에서는 창립특별작으로 거장 빔 벤더스와 훌리아노 리베이로 살가두의 공동연출작인 <제네시스:세상의 소금>이 상영될 예정입니다.

<제네시스:세상의 소금>은 사진계의 살아있는 신화라고 불리는 브라질 출신 사진 작가‘세바스치앙 살가두’의 경험을 담아낸 다큐멘터리입니다. 제67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특별상을 수상했습니다. 다큐멘터리 사진계의 신화와 영화의 거장, 세기의 만남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3부는 제주영화제 창립과 발전을 축하하는 후원의 밤을 마련합니다. 특별히 이 행사에는 참가자의 사연이 담긴 소중한 애장품들을 즉석에서 경매하는 ‘애장품 경매 이벤트’가 시행됩니다. 발생한 수익금은 사단법인 제주영화제 발전기금으로 사용됩니다.

아울러 이번 창립식 당일 제주영화제 관객회원에 가입하는 분들에 한하여 특별한 와인 1병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바랍니다.

오주연 보통 창립식 하면 고사하고 덕담하고 후원금 주고받고 끝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제주영화제 창립식은 좀 다르네요. 어떤 분들이 참여하게 되나요? 참여를 원하는 도민들은 그냥 가면 되나요?

김정훈 사무국장 영화 관련 단체인 만큼 영화를 빼놓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멋진 작품입니다. 그리고 후원의 밤도 유쾌한 자리가 될 것입니다. 이번 창립식에는 그동안 제주영화제에 많은 도움을 주셨던 단체 및 기관들, 협찬 기업, 집행위원, 심사위원, 홍보대사, 관객심사단, 언론사 등이 참여할 예정입니다. 참여를 원하는 일반 관객 분들은 후원 티켓(3만원)을 사전에 구매하시면 됩니다. 티켓 예매 문의는 제주영화제 사무국으로 연락하시면 됩니다. 064-752-4257 일반 관객 또한 1,2,3부 모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3부 참석 시 애장품 소지는 필수입니다. 1,2부는 CGV제주5관에서 이루어지고 3부 후원의 밤은 제이미스 모던 레스토랑(제주시 승천로 57 행복공간 5F)에서 마련됩니다. 와인과 안주가 무상으로 제공되니 부담 없이 참석하시면 됩니다.

오주연 3만원 티켓만 구매하면 창립식 참여, 영화감상과 후원의 밤에 와인, 안주가 풀코스로 제공되는 행사군요. 그동안 도와주셨던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분들로 좌석이 이미 가득 메워지는 건 아닌가요?

김정훈 사무국장 그동안 도와주셨던 분들을 생각해보면 그럴 수도 있습니다만, 일반관객들도 참여하실 수 있도록 사전에 좌석을 마련해두겠습니다. 그동안 도와주셨던 내빈 분들은 기꺼이 좌석을 내어 주실 겁니다. 걱정하시 마시고 참석하시기 바랍니다.

오주연 네 모쪼록 풍성한 자리를 마련해주셨는데요. 성황리에 잘 마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정훈 사무국장 네 그날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주연 안녕하세요! 강전애 홍보이사님. 화사한 봄날에 꽃집에서 다 만나네요. 이쁘지 말입니다. 꽃이. (웃음) 물론 홍보이사님도 이쁘십니다.

강전애 홍보이사  예의상 하신 말씀인 줄은 알지만 이쁘다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웃음) 꽃집에서 이런 이색적인 인터뷰를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오주연 요즘 본업인 변호사 일과 함께 사단법인 제주영화제 일도 열심히 한다고 들었습니다.

 사진제공=이철재

강전애 홍보이사 네. 보통 의뢰인에게 위로와 격려의 의미로 여러 가지 말을 하게 되는데요. 요즘은 ‘가끔 영화도 보시고’ 라는 말을 무심코 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고 ‘깜짝’ 놀랍니다. ‘아니 이 와중에 영화를 보라니.. ’ 글쎄 제가 그 지경으로 사단법인 제주영화제 일에 열심이지 말입니다.

오주연 (웃음) 홍콩 여행이라도 한번 가보라고 권하진 않으셨어요? 5월에 홍콩 영화로케이션 체험 투어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시던데 어떤 행사인가요?

강전애 홍보이사 제주영화제 관객회원들과 함께 홍콩 영화 로케이션 장소를 둘러보는 프로그램인데요. 5월 5일부터 8일까지 3박 4일의 일정으로 홍콩 침사추이 스타의 거리를 비롯해서 중경삼림의 촬영지였던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등 유명 촬영지를 직접 방문해볼 예정입니다. 영화 로케이션 장소가 자국문화관광자원으로 어떻게 활용되고 체험되며 보존되고 있는지 해외사례를 살펴보는 여행인데요. 평소 여행을 좋아하는 저로써는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해외 여러 나라를 탐방해 유의미한 사례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제주에도 영화 및 드라마 촬영지를 잘 활용하여 이색적인 문화관광자원으로 재탄생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저처럼 여행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을텐데요. 영화 속 장소를 찾아다니는 특별한 여행! 사소한 곳 하나 하나 이야기가 되는 매력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함께 가 보지 않으실래요?

오주연 (웃음) 무슨 CF 광고 듣는 줄 알았습니다. 역시 홍보이사님 답습니다. 지금 막 함께 여행가방을 들고 공항으로 가야 할 것만 같습니다. 강전애 홍보이사님과 함께 가는 여행이라면 어딜 가도 굶어 죽을 것 같지 않습니다만, 왠지 반전이 있을 것 같습니다. 기대하겠습니다. 홍콩 로케이션 체험 투어. 참여를 하고 싶은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신청만 하면 그냥 갈 수 있는 건가요?

강전애 홍보이사 신청만 하면 그냥 갈 수 있다면 절 데려가 주세요. (웃음) 제주영화제 관객회원을 중심으로 하는 행사라서 우선 관객회원에 가입하셔야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관객회원 중 선착순 10명 내외이구요. 참가비 40만원에 왕복항공료는 별도로 본인이 부담하셔야 합니다.

오주연 그렇군요. 항공권 예약하고 40만원 내고 저도 따라가겠습니다. 밥. 굶기진 않으실거죠?

강전애 홍보이사 (웃음) 상황에 따라 그럴지도 모릅니다.

오주연 왠지 오지탐험 떠나는 느낌이 엄습합니다. 참가 문의는 제주영화제 사무국으로 하면 되나요?

강전애 홍보이사 네. 원활한 여행을 위해 총 참가 인원을 10명 내외로 할 예정입니다. 참가를 원하시는 관객회원 분들은 서둘러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오주연 네 여행을 좋아하시는 분들의 많은 참여바랍니다. 참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제12회 제주영화제가 잘 치러지려면 아무래도 재원 확보가 중요할텐데요. 민간 주도의 창립 취지는 변하지 않았을텐데 향후 재원을 어떻게 조성할 예정인가요?

강전애 홍보이사 사단법인 제주영화제에서는 전적으로 관객회원들께서 자발적으로 납부해주시는 회비로 운영하게 됩니다. 제주영화제에서 생각하고 있는 관객회원의 모습은 제주영화제의 창립취지에 동의하고 진심으로 참여를 원하는 사람, 영상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지지하는 사람 그리고 제주도에 다양한 영화제가 존속되기를 희망하는 분들입니다. 회비는 월 만원 이상 원하는 만큼 후원하실 수 있습니다. 2016년 한해 동안 제주도내외 관객회원 5,000명 확보를 목표로 삼고 있는데요. 향후 10년 이내에는 전 세계 10만명이 제주영화제와 함께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주연 10만명이라 대단하십니다. 부디 연말까지 5,000명이 되었다는 행복한 소식을 들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관객회원에 대한 혜택이나 운영은 어떻게 되나요?

강전애 홍보이사 제주영화제 관객회원은 정기적으로 제주영화제가 추천하는 영화를 SNS로 안내 받으실 수 있구요. 국내외 영화제 및 영화 로케이션 체험 투어, 각종 영화교육, 평소에 영화 감상을 함께 하는 ‘트멍 번개’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개봉 영화를 많이 보시는 분들은 반가운 소식일텐데요. 제주영화제와 제휴한 영화관을 연중 주말 주중 상관없이 5,000원에 영화 관람을 하실 수 있게 됩니다. 제주도외 관객회원들 또한 제주영화제와 제휴된 숙박시설에서 머무를 시 착한 가격에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주영화제 제휴 카페가 있는데요. 제주영화제 회원이 제휴 카페 이용 시 원두 50g을 증정 받게 됩니다. 커피 좋아하시는 관객회원님들은 제휴 영화관에서 영화 관람하신 후에 제휴 카페에서 커피 한잔과 함께 영화이야기를 나누시고 집에 가실 때 사장님이 주시는 원두 50g을 흔쾌히 받고 가시면 됩니다.

오주연 영화 매니아 분들에게는 희소식이네요. 제주영화제에 월 만원만 후원을 해도 착한 가격에 영화도 보고 제주에 와서 멋진 숙박시설에서 잠도 자보고 커피 마시고 이야기 나누다 보면 원두까지 주시네요. 제휴 업체들은 어떻게 시작된 건가요?

강전애 홍보이사 제휴업체들 또한 ‘제주’와 ‘영화’를 사랑하는 분들이시구요. 사단법인 제주영화제 창립을 지지하고 진심으로 성원하는 업체입니다. 제주영화제를 성원하는 관객회원들에게 작은 도움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일까 생각하시다 이런 소중한 혜택을 주게 되셨습니다. 참 감사한 분들입니다.

오주연 그렇군요. 보통 상업적인 전략으로만 제휴를 맺는데 이번 제휴는 뭔가 밀도가 다른 것 같네요. 제휴 업체와의 혜택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역시 전화 문의하면 되나요?

강전애 홍보이사 네. 사무국으로 전화 문의를 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이런 혜택이 좋아서 가입하시기 보다는 제주영화제의 창립 취지에 동의하시고 ‘영화’와 ‘제주’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분들이 많이 가입해주셨으면 해요.

오주연 네. ‘영화’와 ‘제주’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회원이 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해요. 바쁜 시간 내서 이렇게 꽃집으로 와 주셔서!

강전애 홍보이사 (웃음) 꽃 사러 왔다가 급 인터뷰하고 가네요. 그럼 수고하세요.

 

사진제공=이철재

오주연 안녕하세요! 최진인 기술이사님. 여기서도 뵙고 저기서도 뵙고 참 여러 군데에서 뵙니다. (웃음)

최진인 기술이사 그러게 말입니다. 근 20년 가까이 여기저기에서 자주 뵙게 되네요. 쩝.

오주연 앞으로도 20년 자주 잘 뵙겠네요. 하하하. 문득 1997년인가요. 제주아시아태평양영화제 때 16mm 영사기를 분주하게 매만지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외모는 변함이 없으신 듯 합니다. 20년이나 지났는데 말입니다. 세월이 최진인 이사님만 비켜가는 것 같습니다.

최진인 기술이사 무슨 말씀을.. 저도 이제는 애아빠 분위기가 물씬 납니다. 일명 배나온 중년남자에 들어섰습니다.

오주연 (웃음) 배나온 중년남자. 세월은 역시 누구에게나 흔적을 남기긴 하네요. 배나온 중년여자가 묻겠습니다. 제주사회에서 끊임없이 새롭게 영화에 관련한 무언가를 만들게 되면 항상 그 안에 있으시던데요. 그런 맥락에서 보면 개척자이십니다.

최진인 기술이사 개척자라고 하시니 ‘그래서 이렇게 힘들었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뭘 해도 쉽지 않고 뭘 해도 티도 안 나고 뭘 해도 또 만들기만 하네요.

오주연 (웃음) 20년 후에는 결국 애니메이션을 만들지 않을까 하는 전망을 생각해봅니다. 대학생 시절에 제주대학교에 영화동아리를 처음으로 만드셨잖아요. 지금은 아쉽게도 영화동아리가 사라져버렸다고 들었습니다.

최진인 기술이사 그 땐 정말 뭘 해도 에너지가 넘쳐났었는데요. 이젠 뭘 해도 조심스러워집니다. 무언가 만들고 책임지고 유지시켜나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항상 있습니다. 대학교에 영화동아리가 사라진 부분은 졸업생인 저희들의 잘못도 상당부분 있습니다. 다들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애정을 지속적으로 쏟지 못했죠. 세상이 내 뜻대로 되지 않지 말입니다.

오주연 하하하 방금 유시진 대사를 치신 겁니까? 서대영 상사 대사를 치신 겁니까?

최진인 기술이사 제 대사지 말입니다. 쩝.

오주연 몇 달 전에 진구씨 가족이 제주에 왔을 때 집에서 직접 아버님이 농사지으셨던 귤 한상자를 전달해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진구씨랑 절친하신가봐요.

최진인 기술이사 몇 년 전 제주영화제 홍보대사로 활약을 해주셨잖아요. 영화 <26년>도 의미 있게 봤고 좋아하는 배우입니다. 제주에 갓 태어난 딸과 아내와 함께 휴가차 오셨는데 귤 한상자 쯤은 갖다 주어야지 말입니다. 딸을 둔 같은 아빠로서 휴가의 의미는 중요하지 말입니다.

오주연 (웃음) 좋은 일 하셨지 말입니다. 이번 사단법인 제주영화제에서는 기술이사로 참여를 하시는데요. 제주영화제 교육프로그램 중에 상영자 교육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최진인 기술이사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시네마천국> 아시죠?

오주연 네. 좋아하는 영화 중에 하나입니다. 저에게도 어린 시절 아버지가 극장을 운영하셔서 소년 토토와 영사기사 알프레도와 같은 추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저는 김상중씨 대사 흉내중입니다. (웃음) 극장 영사실의 추억에서만 그쳤다면 좋았겠지만, 글쎄 매표소의 추억도 있고 해서 여전히 표. 팔고 있습니다. (웃음)

최진인 기술이사 (웃음) 각종 영화제나 상영회 하시면서 항상 표를 팔고 계시긴 하죠. 그런데 말입니다 (내가 왜 이러지) 이것도 단지 제 대사입니다. 사람들은 영화를 보는 것도 좋아하지만 영화가 어떻게 틀어지는지 참 궁금해 합니다. 이런 궁금증을 해소해드리고 요즘은 디지털 상영이 대세인데요. 상영 영사 시스템도 이해하고 때론 이제는 사라져가는 35mm 영사기도 체험해보는 프로그램입니다. 영사기사 체험 프로그램이자 양성소라고 할까요? 각종 영화제 영사팀으로도 활약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됩니다.

오주연 네. 관심 있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되나요?

최진인 기술이사 8월부터 기초반이 개설됩니다. 9월에는 중급반, 10월에는 실전반이 운영됩니다. 수강료는 각각 10만원입니다. 일반인 뿐만 아니라 관심 있는 청소년들의 참여도 대환영입니다. 중고등학생인 청소년은 50%의 할인 혜택이 있습니다.

오주연 네 그렇군요. 35mm 영사시스템 체험도 구현이 되나요?

최진인 기술이사 물론입니다. 필름 영사 체험이야 말로 매력적이지 않습니까. 필름 영사기가 남아 있는 곳에 가서 편집도 해보고 직접 상영 시도도 해 볼 예정입니다.

오주연 멋지네요. 많은 알프레도가 양성되길 성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최진인 기술이사 감사합니다.

 사진제공=이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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