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당신은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7주기에

화려한 주류의 장미가 아니었네

소박한 꽃 당신은 찔레꽃

비바람 천둥번개 고스란히 견디며

풀뿌리 이웃과 더불어 한 무더기

사람 사는 세상 꽃 피웠네

고상한 상류의 백합이 아니었네

소탈한 꽃 당신은 찔레꽃

돋은 가시는 결코 남 해하는 무기가 아니었네

자신을 향한 각성이었네

그 가시에 스스로 찔려 온몸 연붉게 물들었네

우아한 권위의 목련이 아니었네

소중한 꽃 당신은 찔레꽃

가만히 몸 내려놓은 건 바람에 흔들려서가 아니었네

더 낮은 곳으로 가는 것이었네

못 다한 아픈 이야기 다 들으려는 것이었네

순결한 꽃 당신은 찔레꽃

찔레꽃 당신은

해마다 5월 이맘때쯤

하얀 미소 머금고 고운 눈물 화안히 밝히며

돌아오실 당신은 찔레꽃

사람 사는 세상에 축복처럼 향기로운

당신은 찔레꽃

 

시인의 말

이 짐승의 시간들에게 저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선진’이라는 이름으로, ‘안보’라는 이름으로 없는 자들의 것을 빼앗아 일부 가진 자 기득권 세력의 배를 더 불리고 있는, '부끄러움'이라는 말조차 모르는 얼굴 두꺼워 개가죽 같은 자들에게,

‘주류’의 ‘특권’을 한껏 거들먹거리며 행세하는 자들과 스스로 그들의 ‘개’를 자처하며 비주류의 사람들을 하등동물로 몰아내려는 저급한 속물들에게,

나는 촛불의 호흡으로 분명하게 말합니다.

“너희들이 저지른 불의를 용서치 않으리라!”

진정한 사람의 가치와 사람 사는 의미를 다시 되새기며, 오직 진실과 진정성만이 그 의미와 가치를 스스로 빛낼 것임을 믿으며, 광장의 몸짓으로 분명하게 말합니다.

“너희들이 저지른 불의를 우리가 응징하리라!”

오늘은 눈물을 흘리지 않겠습니다. 더는 눈물을 흘리지 않고 눈 부릅떠서 이 개 같은 세상이 망하는 꼴을 보고야 말겠습니다! 천박함을 삽질하고 ‘진정성’의 ‘사람 사는 세상’을 기필코 보고야 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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