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 마디에 숨은 철학>

"예, 과장님, 그것도 좋수다만, 도민 편에서 보면 ... 이러이러하겠지 예?" 결재를 받으러 온 도청과장에게 던진 원희룡 지사의 얘기다.

원 지사의 표정은 부드러웠지만 그의 조언 한 마디에는 결코 가볍지 않은 통찰이 숨어 있다. 부하 직원의 생각과 수고를 결코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도민의 관점과 공익적 입장을 다시 갖추고 일을 치밀히 점검하게 만드는 한 마디다. 결재를 받지 못하고 기안을 수정해야 하지만 당사자의 마음에는 불쾌감보다는 새로운 동기를 유발시킨다.

민선6기 원 도정은 행정 3관왕의 타이틀을 차지했다. (국내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GRDP 성장-2015년 4.5%- 전국 1위, 2015년과 2016년 연속 서비스업 생산 및 소비판매 증가율 전국 1위이며, 2016년 고용 증가율 전국 1위 - 이하 '행정 3관왕')

조직의 리더가 철학과 인격, 그리고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또한 과거처럼 리더가 마치 조직의 보스처럼 욕설을 섞어 명령하던 때와도 달라야 한다. 원 도정은 공무원들의 공익적 태도를 존경해 줌으로써 놀라운 저력을 되찾게 해주고 있다. '훌륭한 제주도 공무원'으로서의 자부심이 공무원들의 마음에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공익을 위한 진정성에 자발성이 더해지고 있다. 그래서 공무원들은 이제 은밀한 실세를 두려워하지 않기 시작했다. 이것이야말로 골리앗을 쓰러뜨리는 힘이다.

은밀한 장악력을 발휘하던 거대한 장벽이 근저에서부터 흔들렸다. 오래된 편가르기와 공무원 줄세우기의 고질적인 병폐가 컸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제주판 3김이 구시대의 유물처럼 존재하고 있었다는 증거였다. 그런데 이제 그 골리앗은 쓰러졌다. 보스에 대한 충성을 보여야 존재기반을 붙잡는다는 두려움과 이기심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냉철한 실력과 따스한 포용의 목민관 앞에서는 두려움 없는 진정한 충성이 발휘되게 마련이다.

< "다음 사람을 위해 남겨야..." >

정치가 투명해지고 원칙 위주로 가야만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는 원 지사의 정치철학은 제주의 지향점을 자연과 사람을 생각하는 변화로 이어졌다.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제주'를 미래 핵심가치로 내세운 것이 그것이다.

"지금 있다고 해서 다 먹어버릴 것이 아니라 다음 사람들을 위해 남겨야 합니다" 자주 원 지사의 입에 달던 그 말은 바로 그 핵심 가치가 지사의 소박한 한 마디로 표현된 것이다.

단기간의 성과를 과시해야 정치적 성공에 유리할 테지만, 오히려 사심을 버리고 제주도의 미래를 말하고 있다. 원 도정의 성공은 다음 도정을 넘어서 좀 더 먼 미래에 오히려 더욱 드러날 수도 있겠다.

제주의 가치는 청정 환경 위에 존재한다. 원 도정은 ‘개발의 원칙과 기준’을 바로잡는 것부터 시작했다. 투자유치 3원칙(환경보호·투자부문간 균형·제주 미래가치 제고) 정립이 그것이다. 환경자원총량제와 영향평가 등 혁신정책 도입된 것은 원 도정의 정치철학이 사람과 자연에 그대로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원 도정이 정치철학이 난개발의 제동장치가 된 것이다.

전기자동차하면 제주를 떠올리게 된다. 제주는 전국에 보급된 전기차의 절반에 가까운 47%가 보급되면서 탄소 없는 섬과 어우러져 가고 있다. 물론 시작단계라 다소의 시행착오는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지속가능한 청정제주의 이미지와 걸맞는 이미지가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과 탈석탄 발전, 신재생에너지로의 대전환을 천명한 것과 만나면서 탄력을 받을 것이다.

제주도의 카본 프리 아일랜드 정책의 성공을 위한 첫단추를 제대로 꿰어가고 있다는 것은 실로 희망적인 일이다.

<행복주택을 통한 주거디딤돌 >

"주거안정은 복지의 기본이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최고의 복지입니다" 원희룡 어록이라 할 것 가운데 복지정책의 핵심을 보이는 촌철 같은 한 마디다. 제주 자연의 가치를 높이는 것 이상으로 제주도민의 민생도 중요하다. 사람살이에서 가정의 안정과 일터의 안정이 복지의 터가 된다 하겠다.

최근 제주지역의 부동산가 급등으로 서민의 주거안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주거에 들어가는 비용이 커질수록, 다른 소비여력이 사라지는 것이다. 이는 가계의 실질적읜 가처분소득 하락으로 이어져, 소비와 생산이라는 경제 선순환구조를 위협한다. 그래서 원 지사는 주거안정을 공급한다. 최근 도정이 발표한 서민임대주택 공급확대와 행복주택 건설이 그 일환이다. 계획대로 되면 이를 통해 제주에서의 실질적인 주거안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에서의 투자와 개발을 도민의 일자리와 연계하는 제주형 일자리 정책은 제주의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 선순환시스템으로 구축되어가고 있다. 행정 3관왕의 결과로 이미 나타났다. 국내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GRDP 성장(2015년 4.5%) 전국 1위, 2015년과 2016년 연속 서비스업 생산 및 소비판매 증가율 전국 1위이며, 2016년 고용(취업자수) 증가율 전국 1위의 지표는 가장 현실적인 증거로서 미래를 기대하게 하고 있다.

이제 원희룡 도정 4년차다.

지난 3년과는 달리 정치지형이 달라졌다. 여당이었던 도지사는 야당의 도지사가 되는 변화를 겪었으며, 그것이 현실이다. 중앙정치권의 정책에 따라가는 것이 아닌,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서 변화의 주도권을 이끌어가는 정치력을 보여줄 때인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 헌법적 지위 확보 등이 그렇다. 말로만 ‘특별자치도’가 아닌 자치 조직권과 자치 재정권, 면세특례제도 확대 등 지방분권을 위한 과제들을 차근차근 이뤄 나가야 할 때다.

때마침, 민선 6기 마지막 1년을 남겨두고 원 지사가 전국지역신문협회 선정 광역지방자치단체장으로는 유일하게 행정대상을 받았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고래의 춤으로 유익을 누릴 도민의 입장에서 두 손 들어 큰 박수 보내지 않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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