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건설을 찬성하던 제주의 여론이 공항 확장으로 점차 이전되는 모양새다.

◇성산부지→공항 확장 분산되는 여론

‘제2공항 전면 재검토와 새로운 제주를 위한 도민행동(이하 도민행동)’은 제주 제2공항 계획과 관련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데일리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월 21일과 22일 이틀간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항시설을 확충한다고 가정할 경우 가장 적절한 대안’을 묻는 질문에 ‘현재 제주공항 확장’이 33.6%로 ‘성산읍 부지 제2공항 신설’ 24.4%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어 정석비행장 활용 20.8%, 새로운 공항 입지 선정 12.9%, 현 공항 폐쇄 및 신공항 건설 2.2% 등의 순이었으며, ‘잘 모르겠다’는 6.0%였다.

▲'제주지역 공항시설 확충에 대한 적절한 대안' 여론조사 결과 그래프

특히 19세~40대까지는 공항 확장 의견이 40%에 육박한 반면, 성산부지 건설은 15~17%대에 그쳤다. 한편 50~60대는 성산부지 건설이 33% 이상이었지만, 공항 확장 의견도 30%를 넘어 여론이 점차 분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인프라 확충 필요성도 여론 반반

공항인프라 확충의 필요성 여부도 큰 변화를 보였다. ‘필요하다’는 의견이 전체의 49.3%로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 41.1%보다 많기는 했으나 간극이 대폭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지역 공항시설 확충에 대한 필요의견' 여론조사 결과 그래프

이는 제주도의 제2공항 추진 근거 중 하나인 도민들이 공항인프라 확충을 압도적으로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과 배치되는 것이다.

지역주민과의 상생방안이나 절차적 정당성도 여전히 부정적인 의견이 컸다.

'절차적 정당성 확보 여부'에 대해 잘 되지 않고 있다는 의견이 47.7%로 잘되고 있다는 의견 23.1%의 배가 넘었다.

'주민과의 상생방안' 역시 안 되고 있다는 의견이 47.7%로 잘 되고 있다는 의견 23.1%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 9월 18일 서귀포 김정문화회관 강당에서 서귀포시 공무원들과 제2공항 반대위 주민들 사이에서 몸싸움이 일어나고 있다.@자료사진 제주투데이

이는 지난 2년간의 여론조사와 큰 차이가 없는 내용이어서 도민들의 거부감이 여전히 크다는 방증이다.

◇“일방향식 설문조사, 제2공항의 대안 부족이 여론 변화의 이유”

2015년 제2공항계획을 발표한 직후 도내 다수의 설문조사에서는 제2공항계획에 대한 찬성률이 70% 안팎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공항시설 확충에 대한 의견에 ‘물음표’가 붙고 있는 것이라고 도민행동측은 분석했다.

특히 도두하수종말처리장 오폐수 무단방류와 쓰레기처리 문제 등에 따른 실생활의 불편함이 가중되면서 오버투어리즘에 대한 반발로 여론이 높아졌다는 것이 도민행동의 설명이다.

또한 과거 여론 조사에서 제2공항계획을 기정사실로 못 박은 다음, 이 에 대한 찬반 여부만을 묻는 여론조사 방식의 한계도 있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따라서 그동안 제2공항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국토부와 제주도의 주장과 다른 결과인만큼, 도민행동은 이같은 조사자료를 기초로 제2공항 원점 검토의 목소리를 높여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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