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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없는 사각지대에서 일어난 현장실습 사고가 학생 잘못?이모군, 사고 전에 갈비뼈 다치는 산재도 있어
회사측 학생 과실 언급해 유가족 반발
도민사회단체, 제주현장실습대책위 꾸리고 본격 행동 들어가
김관모 기자 | 승인 2017.11.22 18:04

지난 9일 제주 생수업체 ㈜제이크리에이션 공장에서 고등학생 3학년 이모군이 산업재해로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제주시민사회가 뜻을 모아 행동한다.

▲제주현장실습대책위 참가자들이 22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재로 목숨을 잃은 이모군의 기리며 묵념을 하고 있다.@제주투데이

민주노총제주본부와 전교조 제주지부, 참교육제주학부모회 등 제주도내 21개 사회단체들은 ‘현장실습고등학생 사망에 따른 제주지역 공동대책위원회(이하 제주현장실습대책위)’를 구성하고 22일 오후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가졌다. 

“아이들 일하고 공부할 권리는 어른들의 책무”

지난 9일 구좌읍 한동리의 제이크리에이션 공장에서 이모군이 제품적재기의 상하작동설비에 목이 끼는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사고발생 당시 관리자가 없어 이모군은 4~5분동안 발견되지 못하다가 다른 현장실습학생에게 발견돼 구조됐다. 하지만 상황이 위중한 상태였던 이군은 한마음병원 중환자실에 이송됐다.

최초 상황을 기사로 접한 민주노총제주본부 청소년노동인권사업단은 피해학생 부모와 만나 대책위 구성을 논의했다. 그러나 당장은 이군의 치료에 전념하고 싶다는 부모의 뜻에 따라 민주노총측은 활동 계획을 잠정 보류했다.

이후 민주노총측은 19일 오전 이모군의 사망소식을 접하고 유가족을 위로하고 면담을 나눈 후, 대책위원회 구성과 사업목표를 설정했다.

이날 출범기자회견에서 김여선 참교육제주학부모회 대표는 “가르쳐주고 알려주는 사람 없이 아이들이 현장실습에서 일하고 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우리사회에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아이들이 일하고 공부할 수 있는 권리는 어른들이 만들어주어야 한다”며 “이 일을 계기로 모두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제주현장실습대책위 참가자들이 22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과 방지대책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제주투데이
▲제주현장실습대책위의 공동대책위원장들이 22일 기자회견 직후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을 방문해 요구서를 전달하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제주투데이

“학생 과실로 몰아가는 회사, 철저한 현장조사 필요해”

제주현장실습대책위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파견형 현장실습제도는 그동안 많은 사회적 문제가 됐다”며 “학생들이 전공과 맞지 않는 업무에 배치돼 교육 취지를 벗어나거나 취약한 지위에서 위험한 업무를 맡아왔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이번 사건의 경우도 현장실습의 형식이었지만 조기취업의 형태로 장시간 고강도의 업무를 해왔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번 사건을 대하는 제이크리에이션의 태도다. 대책위와 유가족측에 따르면 제이크리에이션은 이번 사고를 이모군의 과실로 보고 공장 정상화를 언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모군이 이 회사 공장에서 사고를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추석 무렵에는 사고로 갈비뼈를 다치는 산재를 당하기도 했던 것. 병가 이후 회사는 이 군에게 12시간 근무를 지시하기까지 했다.

이에 대책위는 도교육청과 노동부, 근로복지공단를 직접 방문해 도내 모든 현장실습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행하고, 유가족과 대책위가 참여하는 조사단을 구성해 제이크리에이션 공장의 현장조사도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제주현장실습대책위 공동대책위원장들이 각가 요구서를 들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근 민주노총제주본부장, 김영민 전교조 제주지부장, 김여선 참교육제주학부모회 대표@제주투데이

추모사업 및 진상규명과 대책수립 위한 행동 거세질 듯

대책위는 이번 사건에서 살펴할 부분이 한 두가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먼저 현장실습표준협약서와 근로계약서의 내용이 다른 이중계약의 문제, 12시간 이상의 장시간노동, 안전보건의무 방조, 위험상황점검 부재 등 업체뿐만이 아니라 도교육청과 학교의 태만이 심각한 상태라는 것.

대책위에서 법률지원팀을 맡고 있는 성명애 전국협동조합노조 제주본부 조직국장은 “당시 공장에 관리자가 있었다고 하지만 이모군이 사고를 당한 곳은 사각지대여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었다”며 “이에 대한 현장조사와 더불어 현장에서 근무하는 현장실습생 5명도 트라우마 심리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도정에서 제이크리에이션을 강소기업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이를 폐지해야 하며, 현장지도점검을 하지 않았던 도교육청도 이번 사고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책위는 앞으로 이번 사건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한 고등학생이 서울시청 정류소에 마련된 이모군의 추모 전단지를 보고 있다.@제주투데이
▲제주시청 정류소에 이모군을 기리는 대자보에 붙은 포스트잇의 모습@제주투데이

또한 도민과 함께하는 추모사업도 대대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대책위는 오는 23일 오후 6시 제주시청 조형물에서 추모문화제를 개최한다. 이날은 이모군의 18번째 생일이기도 하다. 

또한 현재 제주시청 버스정류장에는 이모군의 명복을 기리는 대자보가 붙여져 있어, 지나가는 도민들이 포스트잇에 글을 적어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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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모 기자  whitekg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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