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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미안합니다”고 이민호 군 영결식 서귀포산업과학고에서 제주도교육청장(葬)으로 진행
“안전한 교육현장 만들어 달라는 진심 마음에 새길 것”
“꿈과 미래를 우리 사회와 교육이 어떻게 되살릴지 고민해야 한다”
김관모 기자 | 승인 2017.12.06 16:07

부민장례식장의 차가운 안치실에 누워있던 고(故) 이민호 군이 드디어 입관했다. 눈비가 섞여 내리는 6일 아침 7시 30분 이 군을 실은 영구차는 고인이 다니던 학교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영결식장으로 향했다.

▲고(故) 이민호 군의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莊 영결식이 6일 오전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렸다.@제주투데이

학교에는 이 군의 친구들이 미리 나와 고인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장(葬)이라는 흔치 않은 대우와 엄중한 행사였지만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 군의 죽음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군과 유족들이 학교에 도착하자 이 군의 반 친구들이 영구차에서 관을 꺼내 영결식장이 차려진 학교 체육관으로 옮겼다. 행렬 앞에는 이 군의 형이 영정사진을 들고 앞섰으며, 이 군의 부모들은 행렬 뒤에서 말없이 눈물을 흘리며 뒤따랐다. 이 군의 관이 제단에 놓이자 곧바로 식이 열렸다.

▲고 이민호 군의 형이 영정사진을 들고 앞장서고 그 뒤로 관을 든 행렬들이 따르고 있다.@제주투데이

“잘못된 욕망과 이기심 때문…후회와 자책뿐”

국기에 대한 경례와 고인에 대한 묵념이 이어졌고, 서귀포산업과학고 학교장이 이 군의 약력을 보고했다. 

이후 이번 영결식의 장례위원장을 맡은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먼저 조사(弔辭)를 낭독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어른들의 잘못된 욕망과 이기심 때문에 당신의 꽃다운 삶을 저물게 했다”며 “아무런 도움도 고통을 호소할 때 얼마나 따뜻한 구원의 손길이 필요했을 지 떠올리면 후회와 자책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당신이 우리의 눈물을 닦아주며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고 한 진심을 가슴 깊이 새기겠다”며 “사력을 다해 아이들의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조사를 낭독하고 있다.@제주투데이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추도사를 낭독하고 있다.@제주투데이

이어진 추모사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집에서는 효심 지극한 아들로서 학교에서 모범적 학생으로서 실습현장에서는 맡은 일 최선 다하던 이민호 군의 모습을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원 지사는 “민호군의 희생은 안전한 교육환경을 새삼 느끼게 한다”며 “이런 안타까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고인을 그나마 편안하게 보내는 길”이라고 말했다.

김여진 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도 추모사에서 먼저 왜 이민호 군이 ㈜제이크리에이션에서 야간과 주말 근무를 해왔는지, 타박상을 입고도 출근을 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등을 이 군의 가족과 친구들이 묻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학생 꿈과 미래를 우리 사회와 교육이 할 일은 무엇이고,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동안 우리가 학생들을 어떻게 봐왔는지 되돌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실적보다 생명을, 돈보다는 일하는 사람의 행복을, 기업에 사회적 책임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심어 또다른 이민호가 나오지 않도록 함께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학생 대표로 나선 강진호 군은 고별사에서 “함께 게임을 하면서 판타지 세상에서 행복해하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너는 저기 있고 나는 여기 있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강 군은 “현장실습을 나가고 나서 자주 보지 못했지만 전화로 안부를 나누고 꿈을 이야기하던 민호야, 하고픈 장난도 약속도 많은데 떠나보내야 하니 믿을 수 없구나”라는 말과 함께 “사랑한는 내 친구 민호야 잘 가라”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민호 군의 부모들이 영정식에서 오열하고 있다.@제주투데이
▲이날 영정식에서 학생들도 참석해 이민호 군의 넋을 기리고 있다.@제주투데이

민호 군을 떠나보내는 마지막 배웅

이후 유족과 관계자들이 제단에 헌화를 하고 분향을 올렸다. 가족들은 민호 군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다. 뒤 이은 조문객들은 숙연하게 고개를 숙인 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영결식을 마친후 유가족들은 민호 군이 머물던 학교 기숙사와 교실을 둘러봤다. 민호 군의 아버지는 민호 군이 공부하던 책상을 어루만지며 아들과의 작별을 고했다.

▲이민호 군의 유가족들이 이 군의 제단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제공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이민호 군의 유가족들이 이 군이 다니던 학교 교실을 둘러보고 있다.@제주투데이

학교를 모두 둘러본 유가족들은 다시 영구차에 싣고 제주시 양지공원으로 향했다. 제례식에서 고인의 명복을 올리는 제를 지낼 때까지 마음을 억누르던 가족들은 관망실에서 이 군의 관이 화장로에 들어가자 끝내 무너졌다.

부모들은 민호 군의 이름을 부르며 “어서 거기서 나오라”고 연신 외쳤다. 하지만 끝내 관은 화장로로 들어가고 관망실에 다시금 커튼이 쳐졌다.

이 군의 유골은 양지공원에 모셔질 예정이다. 많은 사람들의 이 군의 마지막을 지키기 위해 양지공원에 머물렀다. 

▲이민호 군의 유가족드이 관망실에서 이 군의 관이 화장로에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며 울고 있다@제주투데이

이 군의 장례는 끝났지만 고교 현장실습을 바로잡기 위한 싸움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용암해수 생수업체 ㈜제이크리에이션에서 특성화고 현장실습을 하던 이 군은 지난 11월 9일 제품 적재기에 목이 끼어 중상을 입고 지난 19일 숨을 거뒀다. 이 일은 곧 전국적인 이슈가 되었고 현장실습 실태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가 이뤄졌고 현장실습 정책도 변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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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모 기자  whitekg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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