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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초중고 교사 절반 이상이 “제주4·3은 학살”유족회․70주년기념사업위, 4·3교육 실태조사 보고서 발표
4·3성격에 대한 의견에 제노사이드 30.8%, 학살 25.2%…항쟁은 18%에 그쳐
제주도내 교육활동 중 30% 가량은 참여 안 해
김관모 기자 | 승인 2018.01.29 15:22

제주도내 초․중․고등학교(특수학교 포함)의 교사들의 절반 이상이 제주4·3의 성격을 학살로 보고 있었다. 한편 4·3교육활동의 30% 가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교육현장에서 풀어야할 숙제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 제주4·3 69주년 추념식에 도민들이 4·3평화공원 분향소에서 헌화를 하고 있다.@자료사진 제주투데이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제주4·3 70주년기념사업위원회는 ‘학교현장에서의 제주4·3교육실태조사 보고서’를 29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작년 11월 20일부터 28일까지 제주지역 초중등학교 교사 619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로, 도내 교육현장에서 4·3교육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살펴보고자 마련됐다. 이번 조사결과의 신뢰도 수준은 95%에 오차범위 ±3.8%다.

◎“4·3은 제노사이드 혹은 학살”, 제주교사의 56%

먼저 이번 조사결과에서 눈여겨볼 점은 교사들이 생각하는 4·3의 성격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교사들의 절반 이상이 4·3을 학살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4·3을 학살이라고 답한 교사는 25.1%였으며, 제노사이드라고 답한 교사는 30.8%에 달했다. 한편 사건이라는 답변은 25.1%, 항쟁 18.1%, 봉기 1% 순이었다. 

▲자료제공 제주4·3희생자유족회, 제주4·3 70주년기념사업위원회

제노사이드(Genocide)는 민족과 종족, 인종 등을 뜻하는 그리스어 'geno'와 살인을 뜻하는 ‘-cide’가 합쳐진 말이다. 이 개념은 1944년 유대인 학자 라파엘 렘킨이 처음 정의한 것으로, 나치의 유태인 학살을 고발하고 그 비인간성과 조직적 살인을 심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실제로 1945년 독일 나치의 재판으로 유명한 잘 알려진 ‘뉘른베르크 재판’에서 연합군은 독일 나치 수뇌부의 행위를 제노사이드라는 범죄로 인정하고 처벌했다.

이후 '제노사이드'는 1948년 작성되고 1951년 발효된 ‘유엔 집단살해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이하 CPPCG) ’에서 규정됐다. 현재까지 130여개국이 이 협약에 가입하고 있으며, 한국은 한국전쟁 중인 1950년 이 협약에 가입했다.

CPPCG에 따르면 제노사이드로 인정되는 행위는 ▲집단의 구성원을 살해하는 것, ▲집단의 구성원에 대하여 중대한 육체적 또는 정신적 위해를 가하는 것, ▲전체적 또는 부분적으로 육체적 파괴를 초래할 목적으로 의도된 생활조건을 집단에게 고의로 부과하는 것, ▲집단 내 출생을 방지하기 위하여 의도된 조치를 부과하는 것, ▲집단 내의 아동을 강제적으로 타 집단으로 이동시키는 것 등이다.

▲1950년 10월 14일 제노사이드(집단학살)협약을 비준한 4개 국가 대표들@사진출처 United Nations Archives and Records Management Section

따라서 이 개념은 일반 학살과 달리 국제법상의 효력을 받을 수 있어, 당시 미군정이나 이승만 정부의 국제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일단 유족회와 기념사업회에서는 제노사이드를 ‘제주도민에 대한 편견과 차별에 기초한 대량학살’로 정의하고 조사를 진행했다.

반면 4·3을 항쟁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은 소수로 나타났다 여전히 4·3의 성격을 적극적인 저항의 의미보다는 수동적인 죽임을 당한 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도내 학교의 1/3이 4·3교육 사각지대?

한편, 4·3교육이 현장에서 이뤄지는 실태는 60~70%가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교육활동실태에서 4·3교육주간에 조기게양을 하는 곳은 63.4%였으며, 현장체험활동을 하는 곳은 70.4%, 계기교육 실시는 96.1%에 달했다. 또한 4·3추념식에 학생들이 참석하도록 안내를 받은 것도 65.3%였다. 4·3교육주간에 교장의 4·3관련 훈화가 있었다는 답변도 68.8%였다.

하지만 이같은 내용은 뒤집어서 보면 약 30% 이상이 이같은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결과도 된다.

특히 4·3교육주간 조회시간에 4·3희생자를 위한 묵념이 이뤄지고 있다는 답변은 52.9%에 불과했다.

▲자료제공 제주4·3희생자유족회, 제주4·3 70주년기념사업위원회

2017년도 교과시간 중 4·3과 연계한 수업이나 프로젝트 수업이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31%가 부정적인 답변을 보였다. 특히 연계수업이 이뤄지는 학교도 초등학교는 76.4%에 달하는 반면, 중학교 65.1%, 고등학교 61.2%, 특수학교 52%로 학교급이 높아질 수록 수업과의 연계율도 크게 낮아지고 있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4·3교재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27.7%가 교재 자체를 받아보지 못했다고 답한 점도 되돌아볼 부분이다. 이 조사 역시 초등학교에서는 20.1%만이 교재를 받지 못했다고 답했지만, 중학교는 33.7%, 고등학교 34.2%, 특수학교 48%에 달했다.

◎4․3교육 활성화를 위한 과제는?

그렇다면 앞으로 4․3교육이 도내 학교에서 좀더 활성화되기 위해서 필요한 점은 무엇일까. 

교사들이 가장 많이 꼽은 문제점은 시간이었다. 응답자 중 37.6%가 교사들이 협의하고, 연구시간 확보를 위한 주당 수업시수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현장체험자료 제작을 위한 연구시간 확보가 34.8%, 학교내 교과수업 시간확보가 33.3%에 달했다. 

▲자료제공 제주4·3희생자유족회, 제주4·3 70주년기념사업위원회

4·3교육과 관련한 의견란에는 “4·3을 가르치려 해도 너무 어렵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교사를 위한 심도 깊은 연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나, “활동의 기회를 높이기 위해 불필요한 계기교육을 줄이고,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오승학 기념사업위원회 교육위원장은 “대체로 학교 일정이 3월부터 시작되는데 교사들의 업무 과중으로 4월에 있는 4·3교육을 기획하기 버거워한다”며 “이같은 업무부담감을 줄이고 4·3교육을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도교육청이 현장교사의 의견을 수렴하고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34.6%로 나타나 도교육청의 현장중심 정책에 의문을 갖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유족회와 기념사업위원회는 이번 실태조사를 중심으로 앞으로 4·3교육의 나아갈 방향과 대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결과가 4·3교육의 내실화와 방향 재설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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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모 기자  whitekg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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